檢, 이선애 상무 오늘 소환조사

신규사업 진출 숨은 조력자

규모·사용처 등 집중추궁

2007년 국세청 세무조사 등

선처 로비의혹 수사확대도

검찰이 12일 그룹 비자금 관리를 총괄해 온 이선애(83) 태광산업 상무를 전격 소환 조사하면서 베일이 싸여 있던 태광그룹 비자금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상무는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모친으로, 그룹의 모기업인 태광산업 설립 초창기부터 그룹의 자금 관리에 깊숙이 관여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그룹의 ‘대모’인 셈이다. 따라서 태광이 큐릭스 인수 등 방송사업 확장 과정에서 로비가 필요한 관련 기관에 비자금 지출을 지시하는 역할을 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이다.

실제로 이 상무는 이 회장이 방송이나 금융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이 회장의 뒤에서 조용히 조력자 역할을 했다. 2003년 이 상무는 흥국생명 보험설계사의 계좌를 이용해 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2006년 쌍용화재 인수 당시에는 이 회장 대신 차명계좌로 쌍용화재 주식을 집중 매입하기도 했다.

이 상무는 특히 이 회장이 고 이임용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차명 주식 등 검은 돈의 관리 또한 총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 초기인 지난해 10월 이 상무 자택과 자택 근처 대여금고 등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검찰은 이 상무가 그룹 비자금을 차명 주식과 계좌뿐 아니라 차명 부동산, 양도성 예금증서(CD), 금괴 등으로도 관리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CD나 금괴 등 계좌로 관리가 안되는 항목의 경우 이를 실제로 관리한 이 상무의 증언이 있어야 수사가 가능하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은 이날 이 상무를 소환해 수천억원에서 1조원으로 추정되는 태광그룹 비자금의 구체적인 규모와 조성 경위,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감독기관으로부터 수차례 조사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가벼운 처벌에 그친 점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상무는 2003년 흥국생명 계좌 비자금 조성 및 2006년 쌍용화재 주식 매입 당시 모두 약식기소되며 벌금형에 그쳤다. 2007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도 차명계좌에서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이 발견됐지만 상속세만 내고 고발 조치는 되지 않았다. 만약 이 상무가 선처를 받는 과정에서 정ㆍ관계 로비 정황이 포착될 경우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이 회장 모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후 관련 대상자에 대한 사법처리 범위 및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상무에 대한 조사가 끝나야 이 회장 모자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