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ㆍ경 및 관계기관이 5일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해 합동조사에 나서게 된 것은 의약품 가격에 낀 거품이 좀처럼 제거되지 않는 탓이다.

제네릭약(복제약) 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신약의 70~80% 수준에 달할만큼 의약품 가격이 비싸 소비자의 부담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까지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약값이 높게 책정되는 이유는 시장 경쟁과 상관없는 약값 산정 방식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제약회사가 협상을 통해 특정 성분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판매 상한가’를 정하면, 제네릭 약(복제약)을 빨리 출시하는 순서대로 높은 가격을 인정한다. 오리지널 약이 거의 없는 국내 제약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복제약이라도 빨리 출시하라는 인센티브 정책에 의해서다. 따라서 국내 제약사들의 마진률이 그만큼 높아졌다.

그렇다고 제약사들이 높은 마진률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을 하지는 않는다. 제품의 선택권이 소비자가 아니라 의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제품 가격을 상한가 수준으로 맞춘 다음, 높은 마진 중 일부를 실제 제품을 선택하는 병원, 의사 등에 ‘로비’를 통해 제공해왔다.

제약사의 리베이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정부는 이들의 리베이트로 인해 현재 약값이 20% 가량 부풀려져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현재 제약업계 리베이트 비용이 2~3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베이트 비용 때문에 국민이 연간 더 내야 하는 약값은 5만원 가량이라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높은 약값은 건보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건보 재정은 2010년 말 현재 1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5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게 당국의 인식이다. 만약 약값의 5%만 줄인다면 올해 건보 적자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필사적으로 약값을 낮추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약값의 불합리한 산정은 정부가 구현하고자 하는 공정사회 목표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따라 올해부터 리베이트를 주거나 받는 사람 모두 처벌되는 ‘쌍벌제’로 법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값 조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어 당국이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 이번기획수사는 쌍벌제 도입이후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제약업체의 불법 리베이트 영업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전방위 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단속에 볼멘소리다. 업계 내부에서도 약값 인하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 모색하고 있는데, ‘칼’부터 들이댔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목적은 좋지만 사업 자체를 불가능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약값 인하를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