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가 ‘CJ 천하’다. 국내 최대 영화 투자배급사인 CJ E&M(이하 CJ)의 영화가 극장가를 장악했다.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6월 한달간 극장가를 휩쓴 ‘써니’와 ‘쿵푸팬더2’를 비롯해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와 ‘슈퍼에이트’ 등이 CJ의 작품이다. 29일 CJ 배급으로 개봉한 ‘트랜스포머3’는 무려 국내 2000여개의 스크린 중 60%가 넘는 1251개를 차지하며 기록적인 흥행행진을 시작했다. 7~8월엔 100억원대의 대작 한국영화도 CJ의 투자·배급작품으로 개봉한다. ‘퀵’과 ‘7광구’다.

이러다보니 ‘트랜스포머3’를 계기로 대규모 배급사의 독과점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CJ측은 ‘트랜스포머3’가 역대 최다 상영관에서 개봉한 것에 대해 “총 632개의 프린트를 각 극장측에 배포했으며 이 중 412개가 디지털상영용, 220개가 필름상영용”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상영용 프린트는 영사시설에 따라 2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동시 상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극장 재량’에 따라 10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이 됐다는 해명이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CJ가 투자·배급한 국내외화의 극장매출점유율은 전체의 28.9%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16.2%와 격차가 크다. 쇼박스와 외화직배사인 한국소니픽쳐스릴리증브에나비스타, NEW 등이 차례로 3~5위를 차지했다. 6월 들어서 CJ의 점유율은 더욱 급증했다. ‘쿵푸팬더2’와 ‘써니’ 등 5편을 합쳐 총 57.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극장을 찾은 관객 2명 중 1명 이상이 CJ의 영화를 봤다는 말이다.

최근 열린 영화진흥위원회 주최의 ‘한국영화 재도약을 위한 영화인 콘퍼런스’에서 독립영화 배급사 스튜디오 느림보의 고영재 대표는 “한국영화산업에서 CJ그룹의 수직계열화가 강화되고 그에 따른 시장지배력이 심화되고 있다”며 “CJ그룹의 경우 투자-기획-제작-배급-극장-케이블 TV-장비 및 시설-네트워크-인터넷-디지털 배급 등 콘텐츠 관련 전 부문을 수직계열화하고 있으며 이는 영화산업에 있어서 거의 독보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CJ-롯데-쇼박스 등 이른바 빅3구도가 해체되고, CJ주도로 영화산업질서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