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잠정 결론說에
“사실확인땐 인수 포기”
“SKT·STX 강력 반발
“채권단선 일단 공식부인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 채권단이 신주 발행을 백지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이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다음주께 신주 발행 없이 구주(기존의 주식) 15% 이상을 매각하는 내용의 매각 평가기준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께 개최된 하이닉스 이사회에서 이 같은 평가기준이 논의됐으며, 이 내용이 채택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입찰 참여자인 SK텔레콤과 STX는 채권단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신주 프리미엄 보고 들어가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면 인수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신주를 많이 인수해서 유보금을 늘리려는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며 “앞으로 설비 투자 등 추가 자금 부담만 늘어나게 돼 본입찰에 불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TX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내용을 들은 바 없다”면서도 “채권단의 방침이 바뀐다고 해도 가격이나 매각 조건 등 우리가 이미 발표한 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 만약 벗어난다면 무리해서 인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수 의향 기업들이 구주만 매각하겠다는 채권단의 방침에 반발하고 나선 것은 채권단이 매각 공고 당시 신주 발행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정책금융공사의 유재한 사장은 매각 공고 당시 “채권단 보유 지분 15% 중 7.5% 이상과 전체 발행주식 10% 이내의 신주를 발행해 인수 기업에 매각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즉, 채권단 지분만 팔면 인수 대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만 신주를 일정 비율로 발행하면 하이닉스 사내에 유보금이 쌓여 인수기업의 투자 부담을 줄여준다는 게 채권단의 의중이었다. 물론 신주를 발행하면 채권단이 보유한 구주의 가치가 다소 희석되며 효과적으로 자금 회수가 되진 않지만, 하이닉스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당초 방침을 변경해 구주만 매각하게 되면 결국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등만 막대한 수익을 챙기게 된다. 반대로 인수기업은 인수자금 외에 하이닉스 설비투자금을 따로 마련해야 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주 발행의 매력으로 입찰에 참여한 SK텔레콤과 STX의 인수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특히 SK텔레콤은 ‘최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며 채권단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만큼, 하이닉스 인수전이 새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STX 역시 채권단의 공식 입장을 확인한 후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채권단은 예정대로 다음주께 하이닉스 매각 기준을 확정하고, 9월에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상현ㆍ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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