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수들을 믿는다. 선수들의 타격감이 살아난데다 롯데전에 강했기 때문에 상대가 긴장할 것이다.”
막강 KIA를 침몰시키고 SK를 ‘가을야구’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린 초보 사령탑 이만수의 리더십은 노련하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선수에 대한 믿음이라는 단 한가지가 그가 가진 유일한 밑천이었다.
그는 포스트시즌이 생전 처음인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강공 타이밍도 불규칙했다. 윤희상은 처음부터 4차전 선발이었다. 박희수는 불펜이 고비 때 등용했다. 엄정욱은 1차전 만루홈런을 맞고도 3차전에 다시 투입했다.
특히 최정은 11일 3차전까지 12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누가 보기에도 성적이 초라했다. 하지만 이 대행은 4차전에도 최정을 3번에 중용했다. 이 대행은 경기 전 “우리 팀 3번은 무조건 최정이다. 계속 믿고 맡기겠다”고 말했다.
최정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2타점 결승 2루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을 올렸다.
이 대행은 “아까 안아줬다”며 “주변에서 왜 계속 붙박이 3번으로 쓰냐고 말이 많았지만 나는 한 번 하면 끝까지 한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이 대행의 이같은 옹고집이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했던 KIA의 날개를 꺾었다.
SK는 프로야구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도전장을 따냈다. 또 SK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KIA 조범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3년 이후 8년 만이다.
이 대행은 아직 ‘대행’ 꼬리표도 떼지 못했다.
8월 중순 김성근 감독의 전격 사퇴 후 갑작스럽게 SK 지휘봉을 잡은 그는 출발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
팬들은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의 불명예 퇴장이 토사구팽이라며 반발했다. 그에 대한 팬들의 시선도 따가웠다.
연일 경기장에서 이물질을 투척했고 이 대행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또 초반 성적표가 3승 8패로 초라하게 나오자 구단 안팎에선 단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는 19승 1무 18패를 거두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또 이날로 준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이끌면서 지도자의 자질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 대행은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모두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일 뿐이다. 선수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내 믿음에 선수들이 보답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16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 롯데전에 대해선 “선수들도 감독을 믿고 잘 따라오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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