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한국인이 기획ㆍ감독해 처음으로 중국 전역에서 상영된 애니메이션 ‘로라의 별 2’가 ‘쓰촨 TV페스티벌’에서 2개 상을 거머쥐어 아시아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치광(鄭致光ㆍ46) 총감독의 ‘로라의 별 2’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열린 ‘쓰촨 TV페스티벌’에서 최우수 국내애니메이션 상과 최우수 극본상을 각각 수상했다.

‘쓰촨 TV페스티벌’은 중국 광전총국과 쓰촨성 인민정부가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의 드라마· 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축제다.

‘로라의 별 2’는 2005년 독일에서 ‘최고 어린이영화상’을 수상한 ‘로라의 별’ 후속작으로 독일의 첼리스트가 춘제(春節·음력설)를 맞아 중국 연주회에 왔다가 중국 비파 연주가를 만나는 과정에서 동서양 어린이의 우정어린 만남을 그리고 있다.

지난 4월말 중국 전역 1000개 영화관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900만유로(약 147억원)의 자금이 들어간 ‘로라의 별 2’는 독일 워너브러더스와 독일 중앙 및 지방정부가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지원했고 정 감독이 중국에서 제작하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이 영화는 중국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朗朗)이 주제음악 연주를 맡아 관심을 끌었다.

정 감독은 부산 태생으로 한국외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한 후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중고자동차 수출업을 하다가 97년부터 중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비파 연주가인 중국인 부인과 함께 지난 2000년 베이징정치광3D애니메이션㈜을 설립,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치광 애니메이션 감독
정치광 애니메이션 감독

정 감독은 지난 14년동안 중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뿌리를 내리며 활동해온 거의 유일한 한국인이다.

그는 “대학시절 전공보다 컴퓨터 프로그램, 미술 음악 등 예술에 심취해 지냈다”며 “그런 경험이 애니메이션 제작에 적잖은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내년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한중이 합작하는 최초의 애니메이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중 합작 만화영화로 극장용 3D 입체영화인 ‘애기공룡과 보물선’과 TV시리즈인 ‘애기공룡과 친구들’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측 파트너를 물색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측이 기획하고 중국측이 제작을 맡는 식으로 협력하면 좋은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면서 “미국의 월트디즈니ㆍ드림웍스 등 초대형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아직 중국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하지못하고 있는 점을 보면 지금이 한국 업체들에는 중국 진출의 적기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업체들은 콘텐츠기획력이 좋고 국제적 경험이 풍부해 중국기업들과 손을 잡고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 총감독은 “영화와 출판 등에 대한 외국인 진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데다 허가, 제작, 배급 등의 과정이 대단히 복잡한 중국의 현실상 외국업체들은 파트너를 반드시 잘 잡아야한다”면서 “형제같은, 혈맹같은 중국측 파트너를 잘 발굴한 후 공동의 배를 타야만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애니매이션 시장은 잠재력이 엄청나고 앞으로 세분화, 전문화가 이뤄지면서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면서 “장벽은 높으나 중국적 특색이나 요소가 들어간 애니메이션을 중국시장에서 선보이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당연히 중국의 애니메이션 시장도 날로 커지고 있다.

어린이만 6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애니메이션 관련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208억위안(약 3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7기 6중전회)에서 중국 정부는 문화개혁의 기치를 내세우고 문화산업을 집중육성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영화, 에니메이션, TV드라마, 출판, 광고 등 문화산업 전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