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당사자로 박희태 국회의장을 지목하면서, 자금의 출처가 어딘지 정치권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검찰수사에서 돈의 출처를 거슬러 올라가면, 여당의 한 축이 잘려나갈 것이라는 ‘충격 발언’도 나온다.
가능성 있는 ‘돈줄’의 출처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 의장이 개인자금을 동원했느냐, 아니면 당시 권력을 좌지우지한 친이계의 실세가 배후에 있었느냐는 것이다. 개인자금을 동원했다면 당내 파장이 쉽게 진화되겠지만, 친이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당내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한나라당은 물론 친이의 실세를 쥐락펴락했던 현 정부의 권력기반까지 뒤흔들만한 메가톤급 여파가 예상된다.
일단 정치권 내에서는 개인 돈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자금이라고 가정했을 때, 수십억대의 자금을 당대표직을 위해 이정도 쏟아부을 것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보좌관은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해서 당대표가 되려고 하는 사람도 없고, 돈도 안 되는 자리”라면서 “당 대표직을 위해 개인자금을 쏟아부을 정치인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2008년 전당대회를 통해 당을 완벽하게 장악하려던 친이계의 윗선이 개입했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상 정권 초기 한나라당은 ‘이명박당’으로 불렸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이상득 이재오 의원 등 핵심 인사 몇몇이 당을 좌지우지 했다. 한 관계자는 “2008년 전당대회에서는 그들의(이상득, 이재오 의원) 지원 없이는 당대표 당선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돈봉투 출처 조사가 이명박 정권의 정치자금 수사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친이계 한 의원은 “만일 정치자금의 출처가 친이계 내부로 번진다면, 실세 의원측의 통치자금, 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 등으로 거슬러 올라갈 공산도 있다”면서 “검찰 수사에서 그들과의 고리가 확인된다면 이명박 정권은 뿌리째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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