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의 방향은 정해졌다. 다만 당분간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

3월 우리 증시에 대한 업계의 관측이다. 올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유가증권시장의 추세는 견고하나, 각종 변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특히 지난 달 29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시행한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란 긍정 변수와, 8일로 다가온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위칭데이)이라 부담 변수의 힘이 팽팽하다.

먼저 올 들어 두 달간 3조 8000억원의 프로그램 차익매수세가 유입됐고, 프로그램 순차익잔고도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동시만기일에 어느 정도의 프로그램 매물압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일부청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청산되지 못하고 유입을 반복하고 있는 순차익잔고의 증가와 스프레드의 상승, 국내 단기투자자들의 청산에 대한 목마름 및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이월(롤오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둘 때 매도 우위의 만기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만기일 충격의 정도는 작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비차익프로그램 역시 차익프로그램만큼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프로그램 매물을 잔뜩 껴안은 외국인이 단순 차익실현보다는 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외국인 현물거래 현황도 이같은 추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 해 매도했던 규모의 절반 가량이 올해 2개월여 만에 유입됐다. 나머지 자금의 추가 유입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만기 부담의 반대편에는 2차 LTRO가 있다. 1차 시행 때보다 은행권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된 상황에서 실행돼 자산투자 수요를 부추기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예상한대로 1차보다 소폭 많은 5295억유로가 공급됐다. 유로존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캐리 트레이드 기대수익률이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역외, 즉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2차 LTRO 시행으로 인한 유동성 공급의 속도도 1차 때보다 빨라졌다. 지난해 1차 LTRO 시행 당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유럽 국채 매수로 이어지는 데는 20여일이 걸리면서 지난 1월 9일께 유럽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하지만 2차 LTRO는 시행되자 마자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20~30bp(100bp=1%) 하락하는 등 유동성 투입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국내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기조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가능하다.

다만 유로존 은행권이 상반기에 자본확충을 마무리 해야한다는 점과 추가적인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가 줄었다는 것, 그리고 6일 발표된 유로존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이 보여줄 낮은 성장률 등은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의 투자에 발목을 잡을 만한 요소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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