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우주를 포옹하길 원한다 (Il veut baiser les planetes)
우주와 사랑을 나누는 것이 가능할까? 루마니아 출신의 반체제 예술가인 크리스티앙파라스키브(Christian Paraschiv)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전시하기로 결심했는데, 숨을 거둔 후 우주에 ‘씨를 뿌리는’ 계획과 관련돼 있다.
파라스키브의 초창기 작품은 석탄 속에 파묻혀 작품을 제작하느라 온통 검은색투성이다. 지금 그는 ‘영원 속으로 완전히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몸을 우주로 날려 보내려 한다. 당연히 죽은 다음의 육체를 말이다. 파라스키브는 자신의 사후 육체를 미리 그려 우댕 화랑(Galerie des Oudin)에서 전시했다.
루마니아 출신인 시오랑(Cioran), 이오네스코(Ionesco) 및 트리스탄 차라(Tristan Tzara)의 영적 아들인 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는 육체에 대해 강박관념을 가진 인물이다. 루마니아에서 그는 부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국가가 파라스키브의 작품들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차우셰스쿠가 통치하던 당시 ‘펜트하우스’ 스타일의 잡지를 읽던 사람들은 5년간 감금됐다. 이 때문에 1986년 ‘성도착자’ 파라스키브는 조국을 등졌다. 파리 인근에 정착한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해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프랑스인으로 귀화했다.
무엇보다도 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는 인간의 피부를 활용하고자 했다. 그의 계획은 자기 몸에서 채취한 견본들을 이용하여 완전한 진피(眞皮) 육체를 다시 구성해 보려는 데 있었다. 프랑스의 생명윤리법은 의사들이 예술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고통을 동반할 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의 계획은 겨우 시작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엉덩이와 배, 그리고 성기에서 1.2cm 크기의 피부 조각들을 떼어낸 후 이 피부를 이용해 합성피부를 만들고자 한다. 인간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컴퓨터를 통해 작업을 보완하면서 파라스키브는 무수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몸 전체를 스캔하는 데 성공했다. 스캐너의 얇은 유리판을 깨뜨리지 않으며 당신 엉덩이를 스캔한다고 생각해보라. 파라스키브는 ‘완전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냈다.
몸을 눕힌 상태에서 팔을 붙인 모습은 한쪽 면이 18cm에 달하는 수백 개의 이미지로 분할되었다.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예술가는 벗은 몸에 대한 총체적인 풍경을 복원시켰다. 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를 위에서, 옆에서, 심지어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이 모두 등장한다.
자신의 작업에 우주적인 차원을 부여하기 위해 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는 자기 육체를 우주의 심연 속으로 보내기를 갈망하고 있다. 다른 천체들에 인공수정을 하기 위함이다. 파라스키브가 숨을 거둔 후 그의 DNA는 정액과 함께 남근 형태의 로켓에 실려 지구궤도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그게 가능할까? 2008년 6월 이후에 가능하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해댔다. 프랑스 파리 제14구 포부르 생자크가 5번지에 소재한 장례회사 ‘로트르 리브(L`Autre Riveㆍ‘또 다른 피안’이란 의미)’는 엉뚱하면서도 동시에 진지한 회사다. 이 회사는 세금을 포함하여 1250유로가 드는 우주 장례식을 제안한다.
로트르 리브의 임원인 라파엘 콩피노(Raphael Confino)는 셀레스티스(Celestis) 사의 사장인 샤를리 샤페르(Charlie Chafer)와 함께 일하고 있다. 샤를리 샤페르는 이미 3개의 장례용 우주선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우주선에는 ‘스타 트렉’ 시리즈의 창시자인 진 로덴베리(Gene Roddenberry)와 테크노 LSD의 대부인 티모시 리어리(Timothy Leary)가 탑승했다. 당신이 우주에 끌린다면, 립스틱 크기의 캡슐이 당신의 재 1g을 달에 있는 고요의 바다나 우주의 심연 속으로 실어 나를 수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의 약 200명에 달하는 망자들이 자신의 재를 지구 주위의 궤도로 올려 보냈다. 위성이 발사되면 캡슐은 위성의 궤도와 비슷한 궤도까지 올라가 방사된 후 무중력상태에서 매 80분마다 지구 주위를 돈다. 156년이 지나면 캡슐들은 대기권에 되돌아온 후 유성 형태로 해체된다.
그러나 ‘장례용 우주선’의 차후 발사는 이것들을 궤도에 올려놓는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라파엘 콩피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간의 재가 최초로 태양계를 떠날 겁니다. 역사적인 비행이지요. 우주의 끝을 향해 최초로 떠난다는 얘깁니다. 우주선에는 208명의 망자가 탑승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두 명의 프랑스인이 들어있습니다. 남녀가 각 한 명씩입니다. 영원을 향한 여행객들은 ‘메모리얼 스페이스 플라이트’ 호를 타게 됩니다.”
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는 일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충분한 돈을 벌기 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재를 우주로 보내는 일에 관심이 없는 대신 육체 조각들을 보내고자 한다. 하지만 셀레스티스 사는 이러한 계획에 현재까지 관심이 없다.
파라스키브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매일 우리는 수백만개의 세포들을 잃습니다. 우리 육체는 엔트로피, 죽음에 감염되고 있습니다. 세포들은 조각난 후에도 우리 몸 전체의 이미지를 간직합니다.” 자신의 DNA를 통해 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는 천체 속에 후손들을 퍼뜨리기를 원한다. 우주를 건설하는 위인인 것이다.
“관으로 사용될 상자 속에 우리는 흙, 머리카락, 손톱, 피, 피부 등을 넣을 겁니다. 옛날 집을 건축할 때 모든 방식을 뒤섞는 것처럼 말입니다”라고 파라스키브는 주장한다.
‘공간을 위한 육체’란 전시회는 2008년 5월 15일까지 개최됐다. 전시회에서는 예술가의 마지막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일련의 작품들이 선을 보였는데, 예술가가 사망한 후 그의 시신과 작품들은 영원 속으로의 마지막 반환을 위해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추신 : 라파엘 콩피노가 2008년 4월 25일 내게 알려온 바에 따르면 우주의 심연 속으로 출발하는 비행이 연기됐다고 한다.
글=아녜스 지아르(佛 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이미지=크리스티앙 파라스키브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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