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충청 강원 제주 등 이른바 ‘중립지대’의 최근 선거나 여론조사를 들여다보면 40대까지 어김없이 야권이 우세하고, 50대 부터는 대부분의 경우 여권 우세로 나온다. 선거권을 가진 스무살부터 40대까지 동일한 투표성향을 보이는 ‘이례적’ 현상은 이제 선거의 핵심변수로 등장했다.

2040의 표가 어느정도 여권에 유입될 것이냐, 2040의 반MB, 반새누리 성향이 더욱 심화되느냐에 따라 선거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들의 표는 60%를 훌쩍 넘는다. 올해부터 선거권을 갖는 1992년생부터 제2차 베이비붐세대라고 하는 ‘F세대(1966~1974년생)’까지 20~46세 유권자만도 51%이다.

나이 스무살 차이면 한 세대(30년)의 절반이상 차이난다. “젊은 사람들끼리는 1~2년도 세대차가 난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로 2040연대는 생각하기 어려운 결합구조이다. 격변의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환경까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듯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그 연대의 고리는 뭘까. 함영훈-박도제-이형석씨 등 6명이 펴낸 ‘이런 나라 물려줘서 정말 미안해’(도서출판, 미래의 창)는 2040연대의 고리를 키보드에서 찾는다.

20대와 40대의 싱크로율 90% 교집합은 바로 ‘키보드가 데모 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그에 익숙해 있다는 점이다. 마치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진리처럼.

F세대는 초등학교 때부터 국내 최초의 범용형 PC를 시작으로 키보드를 달고 살았다. 한국의 IT 문화를 이끄는 세대를 흔히 ‘8비트 키드’라고 하는데, 형들이 초기 오락실에서 하던 핑퐁, 벽돌깨기 게임을 집에서 PC를 통해 즐긴 국내 최초의 세대였다. 고등학교때와 대학때 286AT 컴퓨터로 온갖 과제물을 작성해 플로피디스크를 통해 공유했다. 1990년대 중반 PC통신을 장악하면서 오늘날 ‘댓글문화’의 선구자였다.

당시 20대중후반이던 F세대는 돌아온 DJ가 이회창을 누르고 건국 이후 최초로 진보진영에 의한 정권 교체를 이루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병풍’을 주도한 것이 바로 PC통신이었다.

1990년대 중후반 폴더형·벽돌형 휴대폰과 함께 인터넷 시대가 본격 개막할 때도 당시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던 F세대는 ‘능숙한 얼리어답터’이며 ‘까칠한 소비자’로서 제조사·통신사·네트워크 사업자의 기술 혁신을 압박했다.

아이러브스쿨과 다음카페는 당시 서른 살을 갓 넘긴 F세대가 장악했고, 지금의 2030세대가 미니홈피를 석권할 때는 또 다시 미니홈피로 파고들어 세력을 확장한다.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우스갯소리로 대학생이 신생 인터넷 채널을 선점하면 30~40대가 훌리건처럼 잠식해 지분 1위로 오르고, 그 다음 초등학생이 진입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2000년 초반에 잠시 등장했다 사라진 PDA도 F세대가 얼리어답터였다. PC와 싱크(sync)하면서 초보적인 유비쿼터스 라이프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때 그 PDA는 사라졌지만 그것이 향후 PC와 휴대폰의 연동, 태블릿 PC의 단초가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작년 10월 기준으로 10대 19%, 20대 30%, 30대 25%, 40대 21%, 50대 15%였다. 불과 10개월 전인 2010년 12월의 연령별 분포가 10대 7.6%, 20대는 35.1%, 30대는 29.4%, 40대 15.1%, 50대 이상이 약 12%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투표권을 가진 연령층에서는 40대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랭키닷컴이 2011년 10월에 발표한 페이스북의 국내 방문자 수는 2010년 1월 약 100만 명에 불과했으나 1년 7개월 뒤인 2011년 8월 1633만 명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10대 3.4%, 20대 30.3%, 30대 40.7%, 40대가 19.1%, 50대 이상 6.5%로 나타났다. F세대가 걸쳐 있는 30~40대를 합치면 약 60%이다.

지금 중요정보를 메이저언론에 주는 것보다 유무선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게 더 ‘약발’ 먹힌다고들 한다. 20대와 40대는 이같은 사실을 너무도 잘 안다. 지난해 분당과 서울에서의 야권 돌풍은 바로 키보드 키패드를 무기로 한 2040연대의 승리였다.

전문가들은 여권이 2040표심의 60%를 내주고, 40%를 잠식하면 총선과 대선 모두 접전양상이 될수 있다고 진단한다. 지금은 2040연대의 여야 표심은 3대7이다.

‘이런나라 물려줘서 정말 미안해’의 저자 함영훈 헤럴드경제 정치사회 선임기자는 “정치권의 최근 공천과정과 공약사항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2040연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아랫세대일수록 더 상처받는 나라라고 느끼고 있는 2040세대의 환부를 긁어줄 진정성 담긴 공천상품, 정책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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