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일부 잠정폐쇄
충칭모델도 ‘용도 폐기’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좌파적 분배를 중요시하는 ‘충칭(重慶) 모델’을 내걸었던 보시라이(薄熙來)의 실각은 단순히 중국 지도부 내의 권력투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공산당 내 치열한 이념투쟁이 반영돼 있다. 전문가들은 보시라이의 낙마로 당분간 중국이 ‘좌’로 변할 가능성은 사라지고 ‘충칭 모델’도 수명이 다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시라이는 한동안 태자당 안에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보다 앞서는 선두주자였다. 그러나 부침을 거듭하면서 지난 2007년 지방인 충칭 시 서기로 ‘좌천’됐다.
충칭에서 그는 정치적 만회에 나서기 시작했다. 빈부ㆍ지역ㆍ도농 격차 등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중국 현실에서 보시라이의 ‘충칭 모델’과 ‘조폭과의 전쟁’은 좌파들을 보시라이 주변으로 결집시켰고,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따라서 보시라이의 실각은 궁극적으로 좌파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14일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문화대혁명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원 총리의 경고는 보시라이의 정책이 당의 개혁ㆍ개방 노선을 위반하고 문화대혁명을 재발시킬 위험이 있다는 지도부 내의 우려와 비판을 분명하게 표현했다는 분석이다.
장밍(張鳴) 런민(人民)대 정치학과 교수는 16일 홍콩 밍바오(明報)에서 “측근인 왕리쥔(王立軍)이 미국영사관으로 들어간 순간 충칭 모델은 수명이 다됐고, 이번 보시라이의 낙마로 충칭 모델은 정식으로 막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충칭 모델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시장경제를 하면서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을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이고,두 번째는 마오쩌둥 체제와 문화대혁명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충칭 모델은 장기적으로 긴장감과 내부 투쟁을 야기할 수 있다. 중앙정부는 이런 점을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좌파 진영의 주요 사이트들은 접속이 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잠정 폐쇄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좌파들의 활동 사이트인 ‘우유즈샹(烏有之鄕)’은 현재 ‘서버 수리’로 정상적인 접속이 안 되고 있으며 ‘홍서증궈왕(紅色中國網)’ 역시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
이번 보시라이의 몰락으로 ‘시진핑 시대’의 방향을 둘러싸고 벌어진 좌우파 경쟁에서 일단 우파가 승세를 잡았다. 그러나 빈부 격차 등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이 지속되는 한, 좌우 노선투쟁은 오히려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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