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느리고 답답한 전개법은 잊어라. ‘사랑비’가 9일 방송될 5회부터는 완전히 바뀐다.
‘사랑비’는 4회까지 윤희(윤아 분)와 인하(장근석 분) 등을 통해 70년대말의 첫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당시 젊은이들에게 인상적이었던 영화 ‘러브스토리’와 음악 다방 ‘세라비’, 캠퍼스 생활 등을 통해 사랑의 순수함과 아련함을 회상하게 했다.
윤석호 PD는 윤희의 일기장과 은행나무 잎, 노란 우산 등 노란 색의 의미 등 세세한 부분까지 의미를 담은 영상으로 장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답담함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윤희를 좋아하면서도 제대로 속내를 이야기하지 못하는 인하는 우유부단한 남자였고, 본의 아니게 인하와 동욱(김시후), 두 남자 사이에서 장난친 것처럼 되어버린 윤아는 ‘어장관리녀’로 보이게 됐다.
하지만 5회부터는 시간과 공간이 완전히 바뀐다. 배우는 바뀌지 않았고 장근석과 윤아가 인하와 윤희의 자식들, 준과 하나를 연기한다. 사진작가인 준은 패션 화보 촬영을 위해 홋카이도에 도착하고 하나도 엄마의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홋카이도로 온다. 여기서 하나가 휴대폰을 분실하면서 둘은 함께 엮이게 된다.
이들의 관계와 사랑은 과거 아날로그 사랑과 대비를 이룰 전망이다. 장근석은 까칠하고, 윤아는 적극적이며 자기 표현이 강한 여성으로 바뀐다고 한다. 어둡고 고전적인 사랑법은 훨씬 더 밝고 경쾌하게 바뀐다. 장발머리에 소극적인 인하를 통해 답답함을 느꼈던 여성 시청자들은 한류스타이자 K팝가수로 소비되는 현재의 장근석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물론 인하와 윤희의 사랑은 이미숙과 정진영을 통해 계속된다.
‘사랑비’는 완성도에 비해 초라한 5%대의 시청률에 머물러 있다. 과거와 과거를 소비하는 현재 시청자와의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쉽지 않다. ‘사랑비’에는 비가 자주 온다. 비와 사랑이라는 감성의 유사성 때문이다. 사랑이 행복과 슬픔,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는 점에서 비와 닮아있다.
70년대와 2012년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내리는 비다. 하지만 70년대의 비에서는 사랑을 느끼지만 2010년대의 비는 산성비로, 받아들이는 느낌이 각각 달라질 수 있다. ‘사랑비’가 시청률에서 고전한 이유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사랑비’가 현대로 넘어오면서 사랑의 감성을 새롭게 전달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지 기대된다.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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