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선 안팎서 잇단 기관매물 株價 번번이 박스권에 갇혀… 5년간 2000~2050때 136조 유출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펀드 환매’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펀드를 환매하고, 기관도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관의 매물이 쏟아질 경우 외국인 순매수에도 다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수 2000포인트 때마다 기관 매물이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 또 한 번 펼쳐지는 것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한 달여 만에 2000선을 돌파한 지난 13일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포함)에서 1126억원이 빠져나갔다.

4거래일 연속 순유출로, 이 기간 총 3078억원이 흘러나갔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잇따르자 투신권은 전날까지 5거래일간 357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2000선 부근에 다다르자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돈을 빼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는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라며 “국내 증시가 2011년부터 횡보 흐름을 보인 이후 펀드 시장은 ‘저점 매수ㆍ고점매도’ 전략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가 과거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코스피가 1900선에 근접하면 펀드에 자금을 넣고, 2000선에 근접하면 돈을 빼는 박스권 등락을 이용한 투자기법을 활용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 같은 방식의 펀드 환매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으며 지수를 다시 박스권에 가두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신증권이 발표한 2011년 이후 지수대별 주식형펀드 환매 현황을 보면 펀드투자자들은 1950선 아래에선 자금을 넣지만, 그 이상 지수가 오르면 환매에 나서기 시작해 2000~2050선 사이에서는 136조4990억원을 빼낸 것으로 나타났다.

2050~2100선에서는 순유출 규모가 14조450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면서 증시 향방을 지켜보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졌다. 이후 지수가 2100선 이상으로 올라서면 33조9640억원 이상의 순유출을 보이며 적극적인 환매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틀간 국내증시가 2000선을 유지한 데는 외국인의 힘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5거래일간 1조4519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2011년 이후로도 외국인은 국내 투자자와는 달리 2000선 이상에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이 기간 2000~2050선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22조5310억원으로 전체 지수구간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등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들어오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같은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수급적으로 보면 외국인의 적극적인 순매수는 코스피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며 “금리인상 이슈, 미국 대선 등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경우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일만한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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