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사태, 국내 영향은?

“우리에게 돈을 맡긴 사람도 알고 있어. 자기 돈이 늘어나면 누군가의 돈이 줄 것이란 것을.”

2008년 9월 미국 금융위기 직전 상황을 그린 영화 ‘마진콜’은 주택저당증권(MBS) 파생상품 투자손실로 인해 부도위기에 몰린 한 투자은행이 이를 시장이 알아차리기 전 현금화해 손실을 떠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는 MBS를 다른 투자자에게 모두 팔아치운 것에서 끝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얼마 뒤 휴지조각이 될지 모르고 이를 사들인 글로벌 투자은행이 연쇄적으로 무너지고 이로 인한 시장 충격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말이다.

금융위기 당시 이 같은 순서에 따라 2007년 10월 2000선이던 코스피는 1년 만에 900선까지 밀렸다.

이번 JP모건의 파생상품 손실에 우리 시장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업계는 일단 JP모건의 파생상품 손실로 인한 국내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이 가진 위험이 부각되고 이들에 대한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도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 이들이 투자한 상품의 현금화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이 경우 코스피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올초 대거 들어왔던 유럽계 자금이 일제히 빠지면서 지수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우려는 더해진다.

금융 규제 관련 논의도 확산될 전망이다.

김세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위험관리를 가장 잘한다는 JP모건이 이 정도라면 다른 글로벌 은행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융규제 강화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5일 ABC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JP모건의 20억달러 손실은 우리가 월스트리트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볼커룰(Volcker Rule)’로 통하는 월스트리트 개혁법안은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거래하는 고유계정거래를 금지하고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을 제안하는 법안이다.

따라서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과 맞물려 화두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규제 강화 기조로 돌아설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단기적으로는 한국과 같은 이머징 국가의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결국 지수 조정 국면에 들어간 코스피에 득이 될 리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가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은 여전히 강한 수급요건이 갖춰져 단일 사건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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