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미국 달러에 고정해 놓은 달러 페그제를 위안화에 연동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16년 동안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 총재를 맡았던 런즈강(任志剛) 중국 금융학회 부회장의 입에서 나온 말로 큰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12일 런즈강 부회장은 ‘홍콩 통화 시스템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홍콩의 환율제도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조지 소로스 같은 투기성 자본의 공격을 막기 위해 홍콩달러를 미국 달러에 고정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제도도 절대적이거나 신성불가침인 것은 없다”면서 환율제도 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런즈강은 홍콩과 중국 대륙의 경제 단일화가 심화되면서 미국 달러에 대한 고정환율제를 대신해 위안화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달러에 고정된 홍콩달러 환율제도는 거의 30년 동안 유지돼 왔다. 달러 페그제는 홍콩의 환율안정과 국제무역ㆍ투자 활성화에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홍콩이 미국의 통화정책에 종속되게 하고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가격상승을 유발키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런즈강은 이번 보고서에서 “홍콩 금융관리국이 달러 페그제에 집착하는 것은 일종의 강박증이자 심지어 편집증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취임을 앞두고 있는 렁춘잉 신임 특구 장관은 “규모가 작은 개방형 경제에서 달러 페그제는 금융시장과 경제 안정에 유리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현행 환율제도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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