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유령’ 1인 2역 소지섭

극중 2회만에 주인공 우현 사망 소지섭, 박기영役으로 다시 출연 영화 ‘페이스오프’ 보다 더 충격

“양복 계속 입는게 너무 힘들어… 난 길바닥에서 하는게 잘맞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SBS ‘유령’은, 소름 돋게 하는 공포 장면으로 납량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살해 직전 희생자의 컴퓨터 키보드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모니터 위로 경고 문구가 씌어지고, ‘오페라의 유령’ 음악이 저절로 울려퍼지는 식. 공포영화의 클리셰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단 2회 만에 주인공 김우현(소지섭 분)을 죽이는 파격으로, 시청자를 ‘멘붕’으로 몰아갔다.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SBS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연배우 소지섭(35)은 “이렇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는 처음인 거 같다. 우현이 죽는 것은 대본에 있어서 알았지만, 완성된 드라마를 집에서 보니까 충격이었다. 우현이 애 아빠였다”고 웃었다.

방송 2회에서 건물 폭파 사고로, 우현은 죽고, 함께 있던 친구 박기영(최다니엘 분)은 자신이 죽은 것으로 사망자 기록을 바꾸고 우현과 똑같은 외모로 성형수술을 한 뒤 사건을 파헤쳐 나간다.

우현과 우현의 얼굴을 한 박기영 등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는 소지섭은 “초반엔 최다니엘 흉내를 내보려 했는데, 어색해서 잘 안 되더라. 우현과 기영의 중간점을 찾아서 어렵게 잡아서 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소지섭(탤런트, 영화배우)
소지섭(탤런트, 영화배우)

소지섭은 전작 ‘로드넘버원’에서의 장교 역할 등 제복 차림의 연기보단 ‘미안하다 사랑한다’나 ‘발리에서 생긴 일’ 같은 멜로드라마에서의 연기로 더 사랑받았다. 소지섭 역시 “(유령에서의) 엘리트 연기가 오랜만인데, 내가 갖고 있는 성격과 지금의 캐릭터가 격차가 있어서 조금 어려운 게 있다. 난 역시 길바닥에서 하는 게 더 잘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양복을 계속 입고 있는 거 자체도 너무 힘들다. 전엔 몰랐는데 넥타이를 계속 매고 있는 게 불편하더라”고 했다.

또 극의 소재인 ‘악플’과 관련해서도 “인터넷 기사를 보긴 하는데, 댓글은 클릭하지 않는다. 가장 속상한 건 역시 무플이더라. 그래도 하나 둘 달아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드라마 데뷔 만 15년차인 소지섭은 원래 과묵한 편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선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지섭은 “현장에서 몰랐던 게 보이더라. 주인공이 말을 안하거나 조용하면 현장 분위기가 주인공을 쫓아가더라. 어색하지만 말도 많이 하면서 주변을 편하게 하려고 한다. 원래 성격이 아니라서 힘들지만 현장 분위기는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또 드라마 첫 출연인 동료배우 곽도원, 4년 만에 연기호흡을 맞추는 이연희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곽도원에 대해선 “힘을 너무 많이 써서 정작 본인 차례일 땐 힘이 빠져있다”며 힘 배분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고 했다. 연기력 논란을 일으킨 이연희에 대해선 “방송을 탔을 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은가 보다. 현장에서는 많이 느끼지 못한다. 좋은 눈으로 바라보고,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극 초반 악플러와 여배우 사망 사건을 다룬 ‘유령’은 5~6회 디도스 공격, 7~8회 교육현장, 9~10회 개인 간의 사찰 등의 에피소드가 전개될 예정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