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상범기자] A(46) 씨는 경기도 동두천에서 활동하는 폭력배였다. 지난 96년 중고매매시장 딜러를 하며 조직운영자금을 조달하던 A씨는 자금이 부족해지자 자동차 사고를 위장해 보험금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 대상은 바로 자신의 아내 B(당시 29) 씨였다.
A씨는 자신의 후배인 C(36)에게 범행을 제의하고 96년 10월 경기도 양주시 주차장에서 A씨가 주변을 살피는 사이 C씨가 조수석에 있던 B씨의 목을 양손으로 졸라 살해했다.
이후 C씨와 A씨는 서로 충돌해 교통사고를 내고 아내의 사망합의금 및 상해 의료비 등으로 1억4500만원을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았다.
A씨의 범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98년에는 자신의 친동생 D(당시 28) 씨가 범죄의 대상이 됐다.
A씨는 범행 2달 전 D씨의 명의로 보험 3개에 가입하고 수익자는 A씨 자신으로 설정했다.
D씨가 당시 타고 다니던 그랜저 승용차가 에어백등으로 인해 범행에 용이치 않자 연료비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동생에게 중고 프린스 승용차를 구입해주는 치밀함도 보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A씨는 동생 D씨에게 돈 받을 곳이 있는데 같이 가자며 D씨의 프린스 차량을 타고 이동한 후 D씨를 살해했다.
그 후 사망한 동생을 태우고 차량을 운행해 중앙선을 침범해 다른 차량과 사고를 내고 그 충격으로 D씨가 사망한 것으로 위장해 보험금 6억원을 챙겼다.
A씨는 2006년에는 재혼한 처의 남동생인 E(32) 씨를 살해해 역시 교통사고로 위장하고 12억 상당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같은 해 내연녀의 남편인 F(41) 씨도 범행대상으로 삼고 살해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내 등 친ㆍ인척 3명을 살해하고 1명을 살인미수한 후 교통사고로 위장해 20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살인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로 A씨 등 4명을 검거해 이 중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 제보자로부터 A씨가 처와 동생, 처남을 살해하고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보험금 수령사실 확인해 교통사고 1~2개월 전 A씨가 피해자들 명의로 고액보험에 집중 가입하고 보험금을 A씨가 지불한 사실 확인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씨는 피해자들의 보험 가입과정에서 타인 명의의 대포폰 번호를 기재하고 평소 잘 아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해 본인 확인 절차를 생략하는 등 피해자가 보험가입 사실을 알 수 없도록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과정에서 A씨와 함께 범죄를 저지른 공범들은 “A씨가 범죄에 가담할 것을 종용했다”며 “조직폭력배활동을 하는 A씨가 무서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진술을 계속 번복하며 자신의 범행에 대해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담당 형사에게 감방에서 나오면 “꼭 찾아오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은 “장기사건 수사전담팀을 중심으로 시일이 오래 지나 증거관계가 명확하지 않는 등 수사상 어려움이 있는 사건이라도 지속적인 첩보수집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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