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인혜 인턴기자]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일부 학생들이 민간 자격증과 외국 자격증을 따기 위해 거액의 비용을 치르고 있다. 대학생들이 연 1000만원 가까이 되는 등록금에, 자격증을 따기 위한 취업 사교육비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금융 3종’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금융 3종’은 증권투자 상담사, 펀드 투자 상담사, 파생상품 투자 상담사 자격증을 통칭하는 말이다. 대체로 8만원에서 10만원 사이의 동영상 강의를 듣고, 2~3개월 내에 합격할 수 있다. 3개 자격증 모두 응시료가 2만5000원으로 부담이 덜한 편이다.

반면 금융권에서 선호하는 민간 자격증과 외국 자격증은 학원비도 고액인 데다, 응시료도 비싼 편이다. 민간 자격인 ‘신용위험분석사(CRA)’ 1회 응시료는 1, 2차 포함 13만원이다. 학원비는 월 20만∼30만원이다.

외국 자격증은 1회 응시료만 100만원이 넘는다. 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 응시료는 1200달러로 한화 137만원에 달한다. 국제 대안투자분석사(CAIA)도 1회 응시료가 1400달러로 한화 160만원이다.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AICPA)은 주마다 1회 응시료가 다르며, 최하 110만원에서 최고 250만원에 이른다. 국내에서 시험을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나 괌까지 가야한다. 그럼에도 국내 은행뿐 아니라 해외 투자은행에서도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금융 3종’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A(27) 씨는 “대다수 경쟁자들이 기본적인 자격증은 다 갖고 있다 보니 차별화하기 위해 고급 자격증 취득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누군가 나보다 더 많은 학원비를 지출하고 응시료가 200불인 미국회계사(AICPA) 자격증을 획득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신경이 곤두선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명희 한화증권 이사는 “외국 자격증이 있다고 채용확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며 “일단 따오는 사람들도 드물뿐더러 ‘금융 3종’ 자격증만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면 굳이 비싼 값을 들여 자격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 이명길 교수는 취업 사교육이 과열되는 현상을 취업의 문이 좁은 문제로 보고,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은 보장하는 ‘임금 피크제’가 정착되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기업의 인건비가 줄어 신입사원을 좀 더 채용할 여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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