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22일 퇴근길 무차별 흉기 난동이 벌어진 서울 여의도는 아수라장이었다.

22일 저녁 7시 15분 여의도 한 제과점 앞에서 30대 한 남성이 주변 시민들에게 칼을 휘둘러 남성 2명 여성 2명등 총 4명의 시민이 부상을 당했다.

평소 종종걸음으로 담소를 나누며 저녁을 먹으러 가던 직장인들이 있던 거리에는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유혈이 낭자했다. 칼에 찔려 쓰러지는 피해자들을 보며 목격자들 또한 충격과 공포의 순간을 겪어야 했다.

이리저리 날뛰며 흉기를 휘두르던 범인의 ‘광기’를 떠올리며 목격자들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사건일지=범인 여의도 유명 호텔 인근 제과점 앞, A(30)씨는 무표정하게 두 남녀를 향해 성큼성큼 뛰어왔다.

인근 카페에서 이 장면을 바라본 B(33·여)씨는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어서 반갑게 달려드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A씨는 20㎝ 길이의 흉기를 오른 손에 들고 있었지만 칼끝이 땅을 향하고 있어 시민들은 흉기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A씨는 먼저 전 직장인 모 신용평가사 동료였던 C(29·여)씨의 복부를 찌른 뒤 상사였던 D(33)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C씨는 짧은 비명과 함께 몸을 움켜쥐면서 아스팔트 거리에 그대로 쓰러졌다.

범인은 두 사람을 찌르고 나서도 분이 안 풀린 듯 칼을 계속 휘두르면서 두 사람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몸통을 찔린 피해자 D씨는 몸을 움켜잡고 거리 코너를 돌아 새누리당 당사 방면으로 도망쳤다. 범인은 전 직장 상사인 이 남성을 쫓아가다가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득달같이 덤벼들었고, 남성은 자신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김씨에게 의자를 들고 저항했다.

범인은 새누리당 당사 주변에 경찰이 포진해 있는 것을 보고는 방향을 바꿔 쓰러져 있는 C씨에게 달려와 다시 한번 칼부림을 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차를 타러 가다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 E(51)씨 등은 범인을 저지하려고 그에게 발차기를 하며 대적하기도 했다.

범인은 이후 시민들을 피해 국회 방면의 대로로 30여m 가량 도망을 치다가 자신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행인 F(31)씨의 등을 찌르고 또다른 행인 G(30·여)씨의 팔을 두 차례 찔렀다.

시민과 경찰에 둘러싸인 범인은 흉기를 자해 위협을 하던 끝에 도망쳤고 경찰은 사건 발생 14분만인 오후 7시30분께 전기총을 발사해 범인 A씨를 검거했다. 현장 길바닥에는 30~40㎝에 이르는 큰 핏자국 서너개가 사건 당시의 참혹함을 전해주고 있었다.

▶시민들 “길거리가 무섭다”= 당시 현장 주변에 있었던 한 트위터리안(@adon***)는 “어안이 벙벙했다. 경찰, 경비가 삼엄한 국회 앞에서 이런일이 생겼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하며 공포에 떨었다.

또다른 트위터러 (lovej***)도 “의정부에 이어 여의도까지…이젠 길거리를 어떻게 다니나”며 우려를 표시했고 SNS 미투데이 이용자(Yun***)는 네티즌은 “요즘 정말 왜 이럴까. 묻지마범죄 때문에 가스총이라도 갖고 다녀야 한다는 말인가? 갈수록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는 이들로 황망한 피해자만 늘어난다. 대안이 없는건가?”말로 흉흉해진 민심을 나타냈다. 트위터리안(realgra***)도 “이대로는 안 된다. 경찰이 민생 치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런 흉악범죄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범인 A씨는 2009년 회사를 퇴사한 후 변변한 자리를 찾지 못하자 신병을 비관, 당초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퇴사의 빌미를 전 직장 동료들의 험담에서 찾고 복수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