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통신기술 표준특허로 애플을 공격해온 모토로라모빌리티(이하 모토로라)가 애플과 라이선스를 맺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향후 특허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플이 반독점법을 들고 모토로라를 물고 늘어진 끝에 얻어낸 결과여서 유럽연합에서 반독점법 조사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에 이번 합의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모토로라 배후의 구글이 사실상 애플과 합의한 것으로 해석돼 안드로이드 진영 선두격인 삼성전자 역시 합의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독일 법률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에 따르면 모토로라와 애플은 최근 독일 카를스루 항소법원에서 벌어지는 특허소송에서 애플이 모토로라의 통신기술 사용료를 지불하는 대가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모토로라 표준특허 침해 인정으로 독일 내 아이폰, 아이패드 판매가 금지된 뒤 가까스로 판매금지 유예를 받는 등 홍역을 치른 애플은 정당한 대가를 내고 모토로라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양사는 표준특허 로열티를 놓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포스 페이턴츠 운영자인 플로리언 뮐러 특허 전문가는 “모토로라가 합의 결정을 하면서 애플에 가할 수 있는 지렛대 전략은 많지 않다, 가능한 많은 로열티를 부르겠지만 프랜드 규정 상 판매액의 2.25%를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드는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적정한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처럼 프랜드 조항 관련 모토로라와 애플이 합의에 이르면서 자연스레 초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 맞춰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표준특허 기술로 애플을 압박했지만 애플은 프랜드 정신에 위배된다며 맞서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 애플을 제소하며 판매금지를 요청했을 당시 법원이 이를 기각한 근거 또한 프랜드 조항이었다.
여기에 더해 이번 모토로라와 애플 합의로 ‘반독점법’ 정서가 삼성전자-애플 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합의 역시 애플이 표준특허 권리를 남용한다며 모토로라를 압박한 끝에 성사됐다. 카를스루 법원이 모토로라가 애플의 합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럽연합서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모토로라로선 이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마찬가지로 프랜드를 선언한 표준특허로 소송을 제기해 유럽연합에서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도 앞으로 남은 소송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향후 남은 소송이 독일을 포함 대부분 유럽에서 진행될 예정이라 모토로라와 애플의 합의에 영향을 미친 반독점법 정서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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