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총리와 면담 취소 등 돌연 행방 묘연 교통사고설·암살설 등 中당국 함구에 논란 증폭
중국의 미래 권력인 시진핑(習近平ㆍ59) 국가부주석이 자취를 감췄다. 온갖 억측과 소문이 나오고 있음에도 중국 정부가 함구로 일관하면서 논란은 더 증폭되고 있다. 테러설 등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시나리오가 펼쳐지면서 ‘보시라이(薄熙來) 사태’의 후속편을 보는 듯하다.
시진핑 부주석은 지난 5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돌연 취소했다. 이어 6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러시아 의회 고위관계자 접견도 잇따라 취소했다. 9월 1일 열린 공산당 중앙당교 개학식 참석이 그의 마지막 공개활동이다.
신변이상설이 나돌자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시 부주석이 헬레 토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회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리한 억측을 삼가 달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덴마크 측 일정을 통해 시 부주석과의 회담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외교부는 일정 조정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사이트 보쉰(博迅)닷컴은 시 부주석이 지난 4일 밤 베이징 시내에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중국 수뇌부의 집단거주지인 중난하이 내부 인사의 말을 인용해 9일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허궈창(賀國强)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에게도 교통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권력서열 8위인 허 서기는 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를 이끄는 인물이다.
이 사이트는 또 보시라이 전 서기를 지지하는 군경 인사가 암살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후 보쉰닷컴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시 부주석이 돌연 정치 개혁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인 것과 이번 사건이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7일 로이터는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장남으로 개혁파 인사인 후더핑(胡德平)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을 만나 정치 및 경제개혁 구상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시 부주석은 “중국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보시라이 서기를 당과 국가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정부의 함구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인터넷에서는 시 부주석이 입원한 곳으로 추정되는 베이징(北京) 인민해방군 301병원의 경계가 삼엄해졌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또 홍콩 핑궈르바오는 류샤오치(劉小奇)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류위안(劉源)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정치위원이 손수 차를 몰고 병원에 들렀다고 전했다. 그는 시 부주석과 어릴 적부터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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