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의 차기 권력자 시진핑(習近平ㆍ59) 부주석이 “일본 정부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국유화는 코미디”라고 맹비난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말과 행동에 신중해야 한다”며 “개입하지 말라”고 목청을 높였다.
2주간 잠적한 이후 첫 외빈인 파네타 미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시 부주석은 댜오위다오 분쟁과 관련해 작심한듯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일본이 낭떠러지 앞에서 말고삐를 당겨야 한다(위험에 직면해 정신을 차리고 돌아서다)”면서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정을 침해하려는 잘못된 언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만주사변을 거론하며 “일본의 일부 정치세력이 이웃나라와 아태국가에 남긴 전쟁의 상처를 반성하기는 커녕 댜오위다오 국유화라는 코미디극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원래 45분으로 예정됐으나 1시간 넘게 진행됐다고 한다. 시진핑 부주석이 열변을 토하면서다. 지난 1일 중앙당교 입학식 참석 이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며 갖가지 억측이 나왔던 시 부주석은 이번 회견으로 내외에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평소 신중하기로 알려진 그가 외교적 결례로 비춰질 수 있는 용어까지 동원해 강경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달 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아 10년간 집권하게 될 중국 차기 최고지도자인 만큼 그의 대미ㆍ대일 외교 노선에 대한 ‘복선’으로 작용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갑자기 대일 강경책을 취하는 것은 시 부주석의 의도”라고 전했다. 최근의 반일 시위나, 센카쿠 해역 감시선 파견, 일본과의 동중국해 자원 공동 개발 중단 등이 시 부주석의 작품이라고 했다. 그동안 대일 협조노선을 취한 후진타오 정권과 달리 시 부주석은 군부 내 보수파의 지지를 업고 대일 강경노선으로 갈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용 발언이라는 관측도 있다. 집권을 앞두고 강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일본을 겨냥하든 미국을 겨냥하든 정권 교체기에 대외적으로 약하게 보이고 싶은 지도자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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