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5회> 사랑을 위한 의식 (3)
글 채희문 | 그림 유현숙
세계 최고를 향해 치닫는 거성그룹의 스포츠마케팅 담당 전무가 다녀갔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옆으로 퍼져나갔다. 아니지… 사실대로 말하자면, 강유리는 그 소문을 퍼뜨리기 위해 만나는 사람마다 줄줄줄 나발을 불어대곤 했다.
발 없는 말이 단숨에 천리를 가는 법. 한 식구처럼 살아가는 신희영이 그 소문을 듣지 못할 리 없었다. 강유리가 곧 거성에 합류하리란 소문을 처음 듣던 순간 그녀는 문득 배신감부터 느끼고야 말았는데…
“유리! 어째서 바로 찌르지 않고 에둘러 멀리 돌아와서 찌르는 거지?”
신희영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으므로 마침 퍼팅연습에 몰두하고 있던 강유리에게 득달같이 찾아가 소리부터 질러댔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누가 누굴 찌른다고요?”
“어째서 유리 양이 내게 직접 말하지 않고, 남의 입을 통해 소문으로 알려 주는 것이냐고 묻잖아?”
“아! 그거요? 거성과의 계약?”
그 상태에서… 신희영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퍼팅 연습실 저 편 구석에 유호성이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아챈 까닭이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유호성이 있다는 건 강유리에게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러니 강유리의 목소리는 오히려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이나 크고 높을 수밖에.
“……”
“거성그룹에서 저를 스카우트한 사실을 물으신 거예요?”
“어…, 그게…, 그러니까…”
“그게 아니면 제가 북한에 초대받아서 LPGA 선수들과 골프경기를 하게 된 사실을 물으시는 건가요?”
강유리의 입장에서는 이토록 기막힌 찬스를 잡기도 힘들었다. 어차피 신희영, 그리고 유호성과는 껄끄럽게 이별을 고해야 할 입장이었는데 둘이 함께 모여 있는 곳에서 상대방이 먼저 까발렸으니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뭐라고요? 그게 사실예요? 참… 잘되었네.”
어색한 분위기를 일시에 깨버린 것은 감탄 섞인 유호성의 이 한 마디 말이었다. 그도 이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반응은 신희영과 너무 달랐다. 모자지간에 어쩌면 저렇게 다를 수 있을까? 하지만 유호성은 진심이었다.
“정말 잘 되었어요. 이제야 우리 강유리 선수가 날개를 달게 되었군요. 이제야 세상이 알아보게 된 거야! 축하해요.”
그는 들고 있던 퍼터를 내동댕이치며 만세 부르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 자세로 성큼성큼 걸어와서는 강유리를 냅다 끌어안고야 말았다. 옆에 제 엄마인 신희영이 있거나 말거나… 이를테면 분위기를 탄 김에 그녀를 한번이라도 안아보리라는 속셈이었다. 물론 강유리도 그의 포옹을 뿌리치지 않았다. 번개처럼 스친 생각이지만 그의 포옹을 뿌리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놀고 있네… 이것들이!”
신희영이 손바닥으로 유호성의 등짝을 힘껏 내리쳤다. 모르긴 해도 심정적으로는 강유리의 등짝을 내리 친 것이나 다름없을 터였다. 하지만 웬걸…
“쫄딱 망한 유민그룹에 소속된 것보다 얼마나 좋아요? 안 그래요? 엄마.”
이렇게 주절댔다. 아무래도 그는 강유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양이었다.
<계속>
meelee@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