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어획 게 수입 통제 강화 요구 ‘명태 대란’ 현실화 우려
러시아가 자국 수역에서 불법 어획한 게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어업 쿼터(quotaㆍ한도량)를 박탈할 수도 있다고 안드레이 크라이니 러시아 수산청장이 17일(현지시간) 강력히 경고했다.
크라이니 청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한국이 불법 조업을 계속해 묵인하면 러시아는 두 나라와 맺은 모든 협정을 중단하고 이 국가들이 러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조업할 수 있는 쿼터 배당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쿼터 배당 중단 경고다.
그는 “일본 항구들은 캄보디아 등의 어선들이 불법 조업한 게를 계속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게들에 일본 서류를 첨부해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드르 사벨리예프 수산청 공보실장은 “불법 조업 문제에서 더 큰 책임은 물론 일본에 있지만 일본 서류가 첨부된 불법 조업 게가 한국 부산항이나 동해항 등으로 들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 측은 한국이 일본을 통해 들어오는 러시아산 게에 대해 러시아 수산청이 발급한 원산지 증명서가 없을 경우 수입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 최현호 수산관은 “게 불법 조업 문제는 러시아와 일본이 해결할 문제이지 수입자인 한국이 간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을 러시아 당국에 여러 차례 전달했으나 러시아 측은 한국의 수입 통제 강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지난 9월 불법 조업 문제와 관련해 일본과 협상한 것들이 이행되지 않자 공개적인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조업 쿼터 재설정을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논의 후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가 불법 조업 게 수입을 문제삼아 한국과 일본에 대한 조업 쿼터를 배당하지 않으면, 명태와 오징어 등 수산물 수입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산에 의존하는 한국에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명태는 러시아의 조업 쿼터량에 따라 한국 내 가격이 크게 요동칠 정도로 민감한 어종이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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