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시진핑(習近平) 신임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비롯한 7인의 5세대 지도부가 15일 공식 출범했다. 막판 9명이라는 얘기도 나돌았으나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 최고지도부는 결국 ‘7인방’으로 낙점됐다.
새로운 지도부는 대부분 기술관료(테크로크라트)였던 전임 지도부와 달리 사회 관리형 엘리트들이 대거 중용됐다. 문화대혁명기 농촌 하방으로 최하층에서 단련된 경험과 인문 소양을 갖춘 이들이 초고속 성장이라는 중국 사회 이면에 뿌리내린 반목과 갈등을 조정ㆍ통합하는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낮 12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 기자회견장에 나머지 6명의 상무위원을 대동하고 나타난 시진핑 신임 총서기는 시종일관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연설을 이어갔다. 경직된 얼굴로 딱딱한 공산주의식 단어를 나열하던 기존의 지도자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색다른 면모였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쉬운 단어로 취임 소감을 밝혔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있는 그의 면모가 돋보이는 연설이었다.
그의 외유내강형 스타일은 산시성 옌안 산골마을에서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시 총서기의 아버지는 국가 부총리까지 오른 시중쉰이다. 하지만 반당분자로 몰려 축출되면서 14년이나 투옥됐고 시진핑도 1969년 중학교를 마친 직후 옌안의 오지로 쫓겨가 토굴생활을 해야 했다. 이때 쌓인 인내와 겸손의 내공이 결국 중국 최고지도자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평을 받는다.
군과의 인연도 그의 두드러진 이력이다. 중앙군사위 판공실에서 겅바오 국방장관의 비서로 사회 첫발을 내딛은 시진핑은 군내 막강 인맥을 자랑한다. 당권과 동시에 군권까지 승계받은 시진핑이 두터운 군 인맥을 발판으로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살림을 도맡는 총리로 낙점된 리커창은 베이징대 법학박사에 이어 경제학 박사까지 한 수재형 관료다. 중국 경제를 짊어지고 나갈 최적임자로 평가된다. 또 신중한 시진핑과 화통한 리커창을 두고 부부처럼 “잘 어울리는 한쌍”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전인대 상무위원으로 내정된 장더장은 당내 한반도통이다. 그는 김일성종합대에서 유학했고 옌볜 조선족 자치주에서 한족으로는 처음으로 서기를 지냈다. 정협 주석을 맡을 위정성은 태자당(당 원로의 자제)으로서 화려한 가문을 자랑한다. 부친인 위치웨이(兪啓威)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아내인 장칭(江靑)의 전 남편이었고 어머니는 베이징 부시장을 지냈다. 신화통신 기자 출신인 류윈산 상무위원은 당중앙 선전부에서만 20년간 잔뼈가 굵은 선전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리커창과 함께 공청단 출신이지만 장쩌민 전 주석 계열인 상하이방과 친분이 두텁다. 이데올로기 담당 상무위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산당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내정된 왕치산도 경제통으로 불린다. 농촌 하방을 갔다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의 딸과 연애 결혼하면서 태자당으로 분류되지만 파벌보다는 실력으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광둥성에 급파 돼 경제를 회생시켜 특급 소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상무위원 가운데 개혁성향이 가장 큰 인물로 꼽힌다. 서열 7위의 장가오리는 석유회사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딛었다. 쩡칭훙 전 부주석ㆍ허궈창 중앙기율기율검사위 서기ㆍ저우융캉 정법위 서기의 뒤를 잇는 ‘석유방’으로도 불린다. 리커창 총리를 도와 중국 경제를 관장하는 부총리에 오를 예정이다.
이번 인선을 두고 잡음을 내지 않는 무난한 인물만 뽑았다는 지적도 있다. 보수파가 주류를 이루면서 중국의 과제인 정치 개혁이나 경제 개혁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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