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우리는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만큼 습득해야 할 정보나 지식도 많다. 이런 사회에서 살면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얼마 전 유재석에게서 이 말의 의미를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다.” 얼마 전 유재석이 <무한도전> 300회 특집에 나와 했던 말이다. 유재석은 〈무한도전〉과 〈런닝맨〉에서 뛰어다니는 일이 많다. 추격전을 펼치려면 달리는 자나 추격하는 자나 아슬아슬하게 물고 물려야 보는 사람도 재미있다. 40대에 접어들며 체력이 떨어짐을 느낀 유재석은 좋아하던 담배를 끊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떤 것 하나를 얻으려면 어떤 것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독립적인 가치관을 찾는 것이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길 아닐까?

나는 여행을 가면 컴퓨터에 인터넷이 연결되는지, 또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체크한다. 여행을 하면서도 일할 수 있는 일거양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택의 조건》을 읽어보면서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달았다. 물론 여행 가서도 정말 중요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봐야겠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습관적으로 인터넷을 연결하는 건 문제다. 인터넷은 일할 때만 사용하는 게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이다. 이 책은 선택할 것을 많이 두고 그 중 하나를 실행하는 게 선택 목록이 단순한 것보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여행을 가장 잘 즐기는 방식은 현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여행기간 동안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그곳의 흐름대로 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는 것은 재미있게 보냈다는 것과 동의어다. 여행지에서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또는 한국)의 일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효율적일지 모르나 결코 효율적이지 않은 일이다. 행복에 몸을 내맡길 여유마저 상실하기 때문이다.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사랑과 유대, 행복 같은 감정이 유지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유재석(개그맨/MC)
우리는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만큼 습득해야 할 정보나 지식도 많다. 이런 사회에서 살면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얼마 전 유재석에게서 이 말의 의미를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다.” 얼마 전 유재석이 <무한도전> 300회 특집에 나와 했던 말이다.
유재석(개그맨/MC) 우리는 풍족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만큼 습득해야 할 정보나 지식도 많다. 이런 사회에서 살면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얼마 전 유재석에게서 이 말의 의미를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다.” 얼마 전 유재석이 <무한도전> 300회 특집에 나와 했던 말이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벌 수 있게 되었고, 돈은 사람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결코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돈은 인간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독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선택의 조건》에서는 <사이언스> 잡지에 나온 세 가지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실험에서 돈이 많은 사람들은 도움을 주려는 욕구가 적었고, 또 역으로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려는 성향도 약했다. 돈은 타인과의 관계를 차단시키고 독자적으로 살게 만들어 비사회적인 성격을 강화시킨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저자의 주장은 사이버볼 게임을 통해 관계의 단절이 돈 욕심을 부른다는 데까지 이어진다. 즉 자본주의가 사랑을 죽인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선택할 게 많은 풍족한 세상에서 보다 많은 것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고 해서 행복해질까? 저자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식료품 가게에서 24종류의 잼을 진열한 시식코너가 6종류의 잼을 진열한 시식코너보다 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해준다. 6종류의 초콜릿을 받은 사람이 30종류의 초콜릿을 받은 사람보다 망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초콜릿을 골랐다. 그러니까 백화점 매장을 다 뒤져 마음에 드는 옷을 산 사람이 평소 자주 가는 옷집에서 그냥 옷을 산 사람보다 만족도가 더 높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선택사항이 많아지면 오히려 골치가 아프다. TV 채널이 다양해졌다고 채널수만큼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건 아니다. 좀 더 재미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며 끊임없이 채널을 돌리며 ‘재핑‘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게 여겨진 적은 없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과거에는 책이 없어서 공부를 못했지만, 요즘은 책이 너무 많아서 공부를 못한다는 말이 있다. 책이 많아지니 어떤 책을 선택해 읽어야 할지 고민이다. 책의 요점을 정리해주고 가이드해주는 ‘책에 관한 책’까지 필요해졌다. 이것이 진정 편리한 것인가?

넘쳐나는 과잉사회에서는 버리고, 줄이고, 덜어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책에서는 TV 시청을 줄이고, 온라인 이용시간을 줄이며, 이메일 체크도 하루에 두 번만 해 잃었던 오프라인 세계를 다시 얻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물건을 정리해 버리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방은 갈수록 좁아진다. 사진 찍을 때도 프레임 안에 무엇을 계속 채우기보다는 하나씩 덜어내면 여백의 미가 생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방법론과 실천론에 다다르면 막연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일수록 《선택의 조건》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적을수록, 버릴수록, 느릴수록 행복이 온다는 말의 의미를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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