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영종도) 기자] “헬기에서 구명줄이 내려오는 순간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5일 오전 4시30분께.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돼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낸 한국인 선원 4명이 한국을 떠난지 619일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전날 케냐 나이로비 조모케냐타국제공항(JKIA)을 떠나 귀국한 이들은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오랜만에 고국 땅을 밟아 들뜬 모습이었다.
박현열 선장은 입국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사와 정부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 선장은 이어 “강감찬호를 보는 순간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면서 “태극 마크를 탄 헬기에서 내려오는 구명줄이 옛날 동화에서 나오는 동아줄 같았다”고 당시 순간을 회상했다.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읽어 나가던 박 선장은 당시 상황이 생각났던지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박 선장은 “소말리아에 있던 1년이 넘는 시간 내내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면서 “1년 내내 가족들에게 우리들의 살해 협박이 이어졌다. 강감찬 호를 타기 15일 전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선원들 모두 7~14㎏이 빠지는 등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생각하고, 한국인이라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고 말했다.
김형언 기관사는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길 바라냐는 질문에 “본국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고 구출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면 희망을 갖고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건일 항해사 역시 ”구조된 뒤 배 위에서 가족들과 통화만 했다”며 “가족들을 만나면 우선 안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족들과 만나면 뭘 먹고 싶냐는 질문에 “ 삼겹살과 김치, 아무 것이나 다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10여분 동안 기자회견을 가진 후 귀빈실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부산 김해공항으로 출발하는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오전 6시 30분쯤 김해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4명의 한국인 선원들은 지난 2011년 4월30일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몸바사항 동남쪽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582일간 감금돼 있다 지난 1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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