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EBS ‘세계테마기행’이 1000회를 앞두고 있다. 2008년 2월 첫방송돼 지난 5년여간 세계 120개 지역을 자연과 역사 문화 사람 등 다양한 테마를 통해 소개해온 ‘세계테마기행'이 내년 1월중 1000회를 맞게된다. 여행지를 2년반 정도 소개하면 지구를 한바퀴 돌게 돼 유사한 화면이 반복되면서 시청률을 올리기도 쉽지않다. 그럼에도 ‘세계테마기행‘은 2.5%라는 안정된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레킹족을 늘리는 등 우리의 여행 트렌드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다.
‘세계테마기행'은 단순한 여행 정보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배낭여행자만이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체험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자유여행이면서도 ‘세계테마기행'만의 차별화 요소들이 들어있다.
우선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너머 인문학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지적 정보를 빼지는 않지만 삶에서 나오는 감동과 감성 등 인문학적인 요소를 중시한다. 현상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속을 읽어내고 이면을 끄집어내 삶의 의미를 제시하거나 이해하게 한다. 그래서 지역에 대한 가이드라기보다는 그 지역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원칙은 기획, 촬영, 제작, 현지에서 찾아내는 것들 등 모든 과정에서 적용된다. 피지라는 나라는 환상적인 해변, 물고기, 다이빙, 칵테일, 연인 등이 연상된다. 하지만 관광지로서의 외부적 시각일 뿐이다. 피지의 진정한 모습은 아닐 수도 있다. ‘세계테마기행'에서 피지를 다룰 때는 해변은 나오기 않고 내륙으로 들어가 주민의 삶과 문화, 역사를 통해 그들의 진짜 삶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적인 시각이나 서구적인 시각을 배제하고 가급적 객관적 거리두기로 바라보면서 그들을 이해한다. 김민 CP는 “지식이 아닌 감성과 교감으로 어필하는 프로그램이다”면서 “인문학적인 상상력을 만들어내는 게 쉽지는 않지만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테마기행’은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이야기다. 기막힌 이야기꾼이 ‘아라비안 나이트'를 찾아내듯이 스토리와 테마를 끄집어낸다. 이를 위해서는 여행 큐레이터가 필요하다. 이들은 단순 유람이나 관광을 너머 여행지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간다. 여행큐레이터는 인문학적인 식견과 현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언어적 감각, 낯선 사람과 자유롭게 어울리는 성격, 현지 음식도 별로 가리지 않는 체질을 갖추면 좋다.
여행큐레이터는 전문가 스타일로 딱딱하게 강의하는 식이 아니라 시청자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며, 또 현지인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여행을 대리체험하게 한다. 방송 출연을 위한 여정이 아니라 모든 걸 놔버리고 흠뻑 빠지게 한다. 분위기는 진지하지만 무겁지는 않다. 너무 무거우면 사람들이 외면하고 너무 가벼우면 콘텐츠의 가치가 떨어진다.
‘세계테마여행'의 또 다른 차별점은 관점의 차이다. 출연자, 프로그램 공급자 관점에서 여행지에 있는 사람들의 관점으로 바뀌었다. 공급자 관점은 차마고도를 취재하고 헤어질때 “고맙습니다”라고 끝낸다. 하지만 현지인 관점으로 풀면 “이들은 외롭고 힘든 1박2일 일정으로 다시 온 길을 돌아가야 한다”로 끝난다. 외출 허락를 받은 라오스 불교대학의 한 젊은 승려가 4시간동안 차를 타고 오지의 집에 갔다 어머니와는 겸상도 못하고, 1시간동안 가족을 보고 돌아오는 모습은 그들의 삶의 방식이다. 이 모습은 눈뿐만이 아닌 마음으로도 볼 수 있다. 유무영CP는 “현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시청자도 여행에 참여하는 듯한 기분이 들며, 그들의 삶에서 감동이 쉽게 느껴져 쉽게 동화된다. 시청자도 위로받는 기분이다”면서 “정보 중간에 테마를 넣는 게 ‘세계테마기행'의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지역당 40분짜리 4개를 일주일간 방송하는 데에 5000여만원의 제작비와 20~25일의 제작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에서도 ‘세계테마기행’의 깊이가 느껴진다.
한편, EBS ‘세계테마기행’은 1,000회를 앞두고 특집 기획 시리즈를 선보인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을 대륙별로 8곳을 엄선해 세계테마기행만의 스페셜 로드를 보여준다. 지구촌의 비경을 소개함은 물론, 그 환경에 적응해서 오랜 세월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소개해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인류의 자연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일깨운다. 1부 ‘바위도시의 전설, 페트라와 카파도키아’ 편은 12월 3일 방송되며 8부 ‘뜨거운 불의 땅, 에티오피아’(12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