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김민서, 연우진 등 올해 떠오른 신예 배우들은 모두 이 프로그램에서 연기 실력을 갈고 닦았다. 이경희, 임성한 등 고료가 회당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스타 작가의 데뷔 공간이기도 했다.
배우, 작가, PD 등 드라마의 인재 등용문 역할을 해 온 ‘KBS드라마스페셜’ 얘기다. 지상파방송사 유일의 이 단막극 프로그램이 방송사 수익지상주의에 내몰려 위기다.
KBS이사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 중인 가운데, 사극과 함께 대표적인 비수익물인 ‘KBS드라마스페셜’ 예산이 반토막 날 처지에 몰렸다.
최근 열린 KBS 이사회에선 올해 드라마스페셜에 집행된 42억원을 내년엔 절반 수준인 21억원으로 감액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드라마국 한 PD는 “이는 회 당 8000만원 제작비를 5000만~6000만원 수준까지 낮추라는 얘기”라며 “이는 프로그램 질 하락,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폐지 얘기까지 나오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미니시리즈 제작비는 보통 회 당 2억5000만원선으로, 이미 단막극은 보통의 3분의 1수준으로 제작되고 있는 셈이다. 한 주의 시작을 준비하는 일요일 밤 11시45분 편성도 시청률 면에선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다. 이 시간대에 광고 수익은 더욱이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드라마스페셜’의 열악한 제작 여건과 공익적 가치를 아는 최수종, 손현주 등 중견배우들은 낮은 출연료에도 선뜻 출연을 결정 하곤 했다.
TV단막극은 미니시리즈와 달리 상업성이 낮다. 때문에 MBC 베스트셀러극장, KBS TV문학관 등 과거 예술성, 실험성이 높았던 단막극장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드라마스페셜’ 조차 2010년에 부활시킨 것이다. 제작진은 미니시리즈 형식을 가미한 연작 등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그 결과 ‘드라마스페셜’은 부활 2년만에 마니아층도 생기며 성공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 인력 산실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 드라마의 토양을 다졌다는 점은 여느 미니시리즈 보다 더한 성과다. 이는 공영방송사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 KBS는 모두 1조3500억원을 집행했으며, 내년엔 이 보다 소폭 늘릴 방침이다. 올해 디지털방송 전환을 위한 설비 투자에 집중한 데 이어 내년엔 디지털방송 수신환경 개선 등 디지털 전환 이후의 방송 안정화에 가장 큰 예산을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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