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시대 맞이한 2002년 IT 공약 구체화…게임 효자 발견한 2007년 통 커진 지원금 눈길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게임업계를 무시할 수 없는 시대에 도래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젊은 표를 얻기 위한 두 캠프의 움직임이 심화되는 가운데 20~40대 사이의 젊은 유권자가 종사하고 있는 게임산업의 영향력도 동시에 커졌다. 실제로 2012년 기준,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인구수만 1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도 금년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게임업계는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거머쥐어야 할 표밭으로 간주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이러한 현상은 꾸준히 감지돼 왔다. 특히 게임이 산업으로 두각을 보인 2002년 대선부터는 게임, 혹은 이를 아우르는 IT 산업에 대한 후보들의 공약이 두드러져 젊은 표심을 흔들어 왔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번 대선을 맞아 게임업계에 대한 대권주자들의 시선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또한 그들이 내건 게임공약이 무엇인지 집중 분석했다.
[2002년 16대 대선] 노무현 "자녀 프로게이머한다면 도와줄 수 있다" 이회창 "게임보다 IT 육성 정책으로 대신"
16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던 2002년은 게임이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내던 시점이다. 그러나 타 산업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았던 까닭에 후보들은 게임공약보다는 IT산업에 대한 정책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때문에 본지는 당시(본지 50호) 후보 등록을 마친 6명의 대선주자 중 2강 구도를 형성한 노무현 후보, 이회창 후보가 게임산업을 어느 정도로 이해하고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취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총 10문항으로 구성된 질문을 양쪽 캠프에 보내 서면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후보는 본지의 인터뷰에 응해준 반면, 이회창 후보는 당시 이종구 특보를 통해 "이 후보께서는 게임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전해 IT 정책 중심으로 기사화된 바 있다. 먼저 노무현 후보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게임으로 당시 국민게임으로 인정받던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정도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만약 자녀가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하나의 직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게임이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해 나가고 있는 만큼 소질이 있다면 적극 나서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었다.
당시 온라인게임과 비디오게임의 차이점을 아느냐고 묻는 질문에 "온라인게임은 유선상의 통신 네트워크에서 다수의 사용자들이 클라이언트 측의 단말기를 사용해 게임서버에 접속한 뒤 진행하는 컴퓨터게임이며 비디오게임은 Xbox와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뒤 즐기는 게임이다"고 대답했다.
노 후보는 게임을 직접 즐겨온 부류는 아니지만 IT 문화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인터넷은 일주일에 몇 번 정도 접속하느냐는 질문에 "이전에는 매일 접속했으나 요즘은 시간이 없어 오랜 시간 접속하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아침 시간에 자신의 홈페이지를 방문, 네티즌들의 의견을 청취한다"고 답변했다.
노 후보는 자신이 당선될 경우 펼칠 IT 정책에 대해서는 "21C의 디지털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디지털 국가경영전략'이 필요한 만큼 국민의 정부에서 구축된 IT 인프라를 토대로, 이제는 컴퓨터를 잘 쓰는 정도를 넘어 컴퓨터를 이용,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제품, 소프트웨어, DB 등 지식서비스를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정착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본지 서면 인터뷰를 거부한 이회창 후보의 경우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는 관측할 수 없었으나 그 역시 IT 정책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이 후보는 당시 공식 석상에서 " '세계 3대 IT 강국 도약'을 위해 오는 2007년까지 일자리 80만개를 창출하고, 이와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정보화 국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IT코리아가 추구해야 할 바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나라, 전통산업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나라, 보다 많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나라, 정보화를 통해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나라, 기술을 행정개혁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는 나라 등 5대 비전을 제시했다.
덧붙여 그는 비전을 위한 세부 방안으로 IT 투자 활성화와 IT 기반 신산업 육성, IT 핵심ㆍ원천기술 개발 가속화, 창의력 있는 세계일류 IT 인력 양성, 통신서비스 시장의 공정경쟁 질서 확립 등 7대 공약을 내놓았다.
이회창 후보는 "연구개발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와 차세대 전략제품 투자 강화를 통해 오는 2008년까지 정부의 연구개발((R&D) 분담률을 8%까지 높이고 세계적인 R&D센터를 설치, 해외 석학들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7년 17대 대선] 이명박 "문화 및 복지 분야에 10조원 기금 마련할 것" 정동영 "문화부 예산 2012년까지 4조 9900억 원 확보한다"
5년간 게임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17대 대통령 선거는 16대보다 관련 정책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시기였다.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둔 본지(308호)는 그 중 유력한 후보였던 이명박, 정동영 후보의 게임 정책을 분석했다. 특히 양측 후보는 산업으로서 게임의 중요성을 인지한 정책을 공개했다.
먼저 정동영 후보는 당시 문화산업정책간담회 자리에서 게임을 포함해 문화 콘텐츠가 지난 10년 사이에 세계 9등으로 뛰어 오른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어 조선, 반도체, 휴대폰보다 게임산업,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더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동안 제조업은 코트라(KOTRA)가 해외 마케팅 지원을 했는데, 문화콘텐츠는 전담기관인 GCA(글로벌 컨텐츠 에이전시)를 설립해 향후 해외 진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으로 이명박 후보 역시 게임 산업이야말로 미래 산업이라며 전략적으로 지원할 경우 반도체 산업 못지않은 급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과거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 게임, 애니메이션 분야에 2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게임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보고 조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양측 후보는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돼야 할 자금지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우선 정동영 후보는 문화부 예산 확충을 통한 간접적 지원을 약속했다. 현 1.2%로 배당하는 예산을 1.5%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2012년까지 4조 9900억 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정 후보의 복안이었다. 정 후보는 과거 디지털 콘텐츠 육성지원에 관한 법률을 만든 바 있다며 문화 분야만큼은 타 후보와 비교해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명박 후보는 단순히 문화관광부 예산을 늘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정 후보가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10조원을 기금으로 마련, 문화 및 복지 분야에 할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자금 마련은 현 200조원인 국가 예산을 10% 줄여 남은 금액으로 하겠다고 근거를 밝혔다. 당시 양측 후보에게는 불법복제 방지에 대한 질문도 던져졌다.
먼저 정동영 후보는 상시 현장 단속반을 만들 것을 약속하고 또한 문화부에 저작권에 관한 단속반과 아울러 특별사법반을 만들어 이중의 잠금장치를 통해 저작권 문제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불법복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위원회 설립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안철수와 게임은 …
금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안철수도 과거 진행됐던 본지(155호. 2004년 12월)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에 대한 철학을 유감없이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 당시 안철수 연구소(현 안랩) CEO로 활동 중이던 그는 백신(VACCINE) 프로그램인'V3'로 회사를 성장시킨 상태였으나, 한발 나아가 게임에 특화된 솔루션 핵쉴드(AhnLab HackShield)를 출시한 시점이었다.
자연스레 안철수는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 '핵쉴드'는 해킹툴 차단뿐만 아니라 게임 시스템의 취약점과 해킹 가능한 길목을 사전에 차단하는 프로그램"이라며 "프로그램 위변조 방지, 메모리해킹, 변칙 플레이 방지 등의 기능이 있다"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과 더불어 안철수는 스스로가 게임 마니아를 자청할 만큼 해당 분야에 친밀한 인물로 세간에 알려져 왔다. 실제로 그는 2006년 안철수 연수소 내에 사내벤처팀 고슴도치플러스를 구성, 국내 최초의 페이스북 진출(2009년) SNG인 '캐치미이프유캔'을 내놓았다. 특히 이 당시 안철수는 해당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송교석 팀장과 직접 출장을 다니며 SNG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안철수 연구소 사내벤처팀 송교석 팀장(현 노리타운 대표)은 "안철수 의장은 SNG 분야에 역량을 키워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이를 통해 '보안'에 국한됐던 안철수 연구소를 확장시키는 것이 우리들이 그리고 있는 미래의 그림"이라고 본지(416호)를 통해 밝힌 바 있다.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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