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임대차 선진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 부터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 다른 호재가 나와도 먹히지 않는다.”(서울 잠실동 박사 공인)

서울 잠실과 삼성동 일대를 국제업무지구로 만들겠다고 서울시가 발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해당지역 주택시장은 싸늘하기만 하다. 과거 이 정도 개발 호재라면 ’메가톤급‘으로 치부됐으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삼성동 삼성타운 공인 관계자는 “지난 2월말 과세 방침 이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집주인들로부터 앞으로 시세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걱정하는 문의만 간간히 올 뿐”이라고 푸념했다.

주택임대소득을 과세하겠다는 임대차 선진화 방안 발표후 시장에 영향을 주는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현장에서는 “선진화 방안 부터 해결돼야 한다”는 불만만 돌아온다. 임대차선진화 방안이 블랙홀이 돼 모든 호재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투자수요가 많은 강남지역엔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과세를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한 충격파가 예상 이상이라는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은 침체일로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중개업소들은 붐비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언론은 ’부동산 시장 꿈틀‘, ’부동산 완연한 봄‘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임대차선진화 방안이 발표된 2월말 이후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상승세를 이어나가던 서울의 주택가격 변동률은 4월 -0.01%를 기록하며 4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거래량은 8491건으로 전달(9484)보다 11% 가량 줄었다.

최근 한 매체가 30명의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6.7%가 임대차선진화방안이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임대 과세 방침이 당장 주택 매수 수요만 꺾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임대시장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목적도 실현 가능성이 미지수다. 과세를 피하게 위해 소비대차계약으로 전월세 계약을 대신하겠다거나, 소득공제 액만큼 임차인에게 전가시키거나 관리비를 더 올려 받겠다는 집주인도 등장했다.

임대차선진화 방안이 정부의 당초 목적과 달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젠 정부가 시장의 이런 목소리에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