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2015년의 마지막 날. 각 방송사들은 각종 시상식을 통해 자사의 방송에 출연한 배우, 가수, 예능인들에게 상을 안겼습니다. 수많은 별들이 수상소감을 밝혔지만, 그 중에서도 좌중을 압도한 것은 바로 배우 유아인이었습니다.
지난달 31일 열린 2015 SAF(SBS AWARDS FESTIVAL)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유아인은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장편드라마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평소 소신있는 발언으로 유명한 유아인이었기에 대중의 관심은 그의 입에 집중됐는데요. 역시나 유아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최우수 연기상인데, 최우수한 연기를 펼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잘해서 주신 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소감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최우수 연기상이라면 연기 대상에는 못미치지만,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상입니다. 당연히 기뻐해야 할 자신의 수상에 유아인은 왜 이런 말을 한 것일까요?
이어진 그의 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모르겠다. 이 상패 하나에 많은 스토리가 있고 많은 야심이 뭉쳐있고 힘겨루기를 하기도 한다”고 소감을 이어갔는데요.
사실 이번 SAF를 앞두고 여러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가 출연한 ‘육룡이 나르샤’는 전체 50부작 중 이제 절반 가량이 방영된 작품입니다. 이는 SBS가 밝혀왔던 “전체의 70% 이상이 방송돼야 연기대상 후보에오른다”는 기준에 못미친 것이죠. 하지만 시상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돌연 SBS는 “50% 이상이 방송돼야 후보에 오른다”라며 규정을 바꿨습니다.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규정에 미달됐던 ‘육룡이 나르샤’와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가 후보에 오르게 된 것이죠.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SBS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들을 챙기기 위해 무리하게 규정을 바꿨다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유력한 연기대상 후보였던 ‘펀치’의 김래원은 아예 대상 후보에서 사라졌죠.(김래원은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대상은 용팔이에 출연했던 주원에게 돌아갔지만, 두 드라마의 주요 출연진들은 무려 18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뭔가 찜찜함이 남는 시상식였죠.
이는 방송사간의 이해관계, 소속사와 배우들의 자리 챙기기로 얼룩져 온 연말 시상식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 본질에 대한 은유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작품에 대한 순수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유아인은 “그렇지만 우리의 일은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 가장 순수하게 연기하는 것이다, 영악하고 여우 같아지고 괴물 같아지는 순간이 많지만 좋은 배우가 뭔지 더 좋은 수준 높은 연기가 뭔지 끊임없이 다그치고 또 다그치고 다그치면서 묵묵히 걸어가겠다”며 소감을 끝냈습니다.
한편 소감을 전하는 내내 유아인의 제스쳐와 표정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 베테랑의 안하무인 재벌 2세 ‘조태오’를 떠올릴 정도였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후 SNS에서는 이런 유아인의 제스쳐가 불편했다는 이야기도 나왔죠.
여기에 선배들까지 있는 시상식, 한 해를 마감하는 잔치에 굳이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할 이유가 있냐는 비난도 제기됐습니다.
[사진=SBS 연기대상 화면캡쳐]
하지만 이는 평소 유아인은 올곧은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배우입니다. 그는 평소 SNS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에 서스름이 없는 대표적인 연예인입니다. 꾸준히 사회와 정치 문제에 관련된 발언을 해왔고 옳고 그름으로 흑백논리를 따지기보다는 문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전해왔습니다.
이런 그에게 규정을 변경해가면서까지 트로피를 ‘나눠갖는’ 방송계의 관습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겠죠.
이 관점에서 그가 연기했던 조태오라는 부조리한 캐릭터에 ‘빙의’해 수상소감을 전했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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