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굿모닝FM 테이입니다’서 5년여 만에 하차

고(故) 오요안나 유서 공개 뒤 청취자들 잇딴 항의

가해자 의혹 논란ㄹ에 부담 느껴 자진 하차한 듯

[김가영 SNS]
[김가영 SNS]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김가영 MBC 기상캐스터가 출연하던 라디오에서 결국 자진 하차했다.

4일 오전 7시~9시에 방송된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는 평소 김가영 기상캐스터가 맡았던 ‘깨알뉴스’ 코너에서 김 캐스터가 빠진다고 하차 소식을 전했다.

DJ 테이는 “어제 방송 이후 김가영 기상캐스터가 프로그램을 위해 하차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제작진은 본인과 협의를 통해 그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코너 담당자 민자영 리포터를 소개한 뒤 “시작이 그래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김가영은 이 프로그램에 2019년 9월 30일부터 5년 4개월 간 고정 출연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고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고 김가영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의혹을 받으면서 ‘굿모닝FM테이입니다’ 게시판에는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청취자는 “듣기 너무 불편하다. 아무렇지 않게 방송하는 것도 조금 이해가 안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취자는 “김가영씨 코너 시작과 함께 기분이 안 좋고 심지어 화까지 난다”며 “당분간만이라도 안 나오는 게 애청자들을 위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청취자들의 잇따른 김가영 하차 요구에 MBC라디오 측은 전날 여러 매체에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해당 사안에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프로그램에 지장을 우려한 김가영이 스스로 물러났다.

앞서 지난달 27일 고 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선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내용과 함께 가해자의 구체적인 실명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MBC는 지난 1월 31일 공식입장을 통해 “고 오요안나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