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기후변화’라는 단어보다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더욱 자주 접한다. 날이 갈수록 기후위기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이 점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4년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곳곳이 가뭄과 홍수 등 물 문제로 힘겨워한다.

우리나라도 2020년에는 장마로 섬진강이, 2022년에는 극한 호우로 서울 도림천과 포항 냉천이 범람했다. 2023년에는 500년 빈도의 집중호우로 미호강과 논산천의 제방이 유실되는 등 전례 없는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에 2022년 남부지방에는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섬 지역에 제한 급수를 실시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홍수 피해와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동시에 겪고 있다.

한편, 물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반도체 산업도 고도화될수록 세정 등의 이유로 물을 많이 쓴다. 안정적인 물 확보는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이 우리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위험 요소가 되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든든한 물관리 기반시설(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기후위기로부터 사회적·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올해 범부처 합동으로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수립 중이며 물관리 기반시설 정비는 핵심과제 중 하나다. 환경부도 물관리 기반시설을 혁신하고자 한다.

우선, 물 공급과 홍수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존 수자원 활용, 대체 수자원 확보와 하천 정비 등의 방안을 마련하되, 이런 방안만으로는 부족하기에 기후대응댐 건설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지역 공감대가 형성된 곳부터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 나가 극한 홍수와 가뭄 그리고 미래 물 수요 증가에 종합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물이 부족한 지역이나 산업단지별로 특성을 면밀히 고려하여 지하수저류댐, 해수담수화시설 또는 하수·폐수 재이용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여 물을 적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경기도, 화성시, 오산시 등 경기권역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화성·오산 하수처리수를 재생하여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에 용수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상습적인 도시 침수로 피해가 컸던 지역인 강남역, 광화문 일대에 대심도 빗물 터널을 설치하고 도림천 유역에 방수로를 건설하며, 포항에 항사댐을 건설하는 등 재해 대응 기반시설도 지속해서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유엔(UN)은 올해 주제 발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수자원 확보 및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후위기에 강한 물관리 기반시설이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근간임을 다시 한번 새겨봐야 하는 시점이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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