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가격 상승·엔화 강세 ‘더블 수혜’ 가능
미 국채마저 변동성 커지는 상황은 주의해야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몰고 온 관세발(發)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자들이 피난처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ETF 상품은 엔화와 미 국채라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동시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혼돈에 휩싸인 시장에서 돋보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ETF’와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는 15% 가량 상승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 사이 수익률은 9%를 웃돌며 주요 ETF 상품 가운데 레버리지나 인버스를 제외하면 단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그런가하면 일본에 상장된 블랙록이 운용하는 ‘BRJ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 ETF’ 역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내 상장 ETF가 원/엔화 환율에 노출된 탓에 수익률은 더 좋다.
미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트럼프 관세’로 인한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미국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엔화 역시 안전자산이 선호되는 시장 환경에서 손꼽히는 투자처다. 엔화 가치는 저날 장중 100엔당 1010원을 넘으며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엔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다만 시장이 워낙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지면서 이들 안전자산도 마냥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엔화는 밤사이 증시 폭락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미 국채의 변덕은 더 심하다. 이날 미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하며 ‘채권 쇼크’를 일으켰다. 특히 트럼프 관세 발효 전인 지난달 27일 4.72%에서 지난 6일 4.41%로 급락했던 30년물 금리는 이날 하루 20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 이상 급등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로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다.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얼마나 인하할 것인지 예민하게 관찰하고 있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는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은 금리를 내리라는 압박 요소가 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하든 물가도 잡지 못하고 경기침체도 막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점차 확산되는 것이다. 이는 미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급등에 대해 “이번 위기는 이전처럼 단순히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결되지 않을 수 있고, 국채도 극심한 변동성을 겪으며 더 이상 안전자산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고 시장이 판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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