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대표·정건효 실장 인터뷰

국내첫 문구페어 ‘인벤타리오’ 성료

전통·신진·해외브랜드 컬래버 신선

브랜드에 ‘활로개척·고객접점’ 성과

고객 “취향 발견하는 재미” 후기도

김재원(왼쪽)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와 정건효 무신사 29CM커머스전략실장이 헤럴드경제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29CM 제공]
김재원(왼쪽)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와 정건효 무신사 29CM커머스전략실장이 헤럴드경제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29CM 제공]

“예전에는 필요에 의해 노트와 펜을 샀지만 지금은 내가 쓰는 펜과 노트, 문구가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도구가 됐습니다. 이런 문구문화를 알리면서 일상을 재밌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대규모 문구박람회 ‘인벤타리오: 2025 문구페어’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번 행사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와 프리미엄 문구편집숍 ‘포인트오브뷰’를 운영하는 아틀리에 에크리튜의 공동 주최로 지난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닷새간 현장에는 약 2만500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문구마니아의 관심이 쏠렸던 행사는 김재원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의 기획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 다양한 박람회가 열리는데 왜 이 재밌는 문구업계엔 박람회가 없을까’라는 의문이 출발점이었다. 첫 시도인 만큼 29CM에 기획을 제안한 2023년 9월부터 긴 준비가 필요했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문구제조사 2·3세 경영인들이 ‘사양산업으로 가는 문구업을 왜 하게 됐냐’고 묻더라고요. 대화를 해보니 재밌는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기획서를 쓰기 시작했죠. 파트너이기도 한 29CM에 제안했더니 바로 수락했어요. ”

29CM에도 문구박람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29CM에 모멘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텍스트힙’ 트렌드를 타고 문구마니아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원동력이 됐다.

행사 준비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브랜드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삼고초려 끝에 전통 문구제조사 ‘지구화학’ ‘화랑고무’부터 ‘파이롯트’ ‘하이타이드’ 등 해외 브랜드, ‘오이뮤’를 비롯한 신진 브랜드까지 69곳을 참여하게 했다. 김 대표는 “코첼라급 라인업이라는 리뷰도 봤다”며 “관람객이 취향에 따라 볼 수 있게 브랜드 카테고리를 5가지로 나눠 라인업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판매·전시 위주의 행사가 되지 않게 신경 썼다. ‘롱블랙’ ‘밑미’ 등 온라인 중심의 신진 브랜드도 많았던 만큼 체험형 콘텐츠가 필요했다. 문구 취향테스트나 스탬프를 찍어 일러스트 아트워크를 완성시키는 ‘레이어스 투게더’ 체험존을 조성한 이유다.

정건효 무신사 29CM커머스전략실장은 “관람객들이 물건을 사러 오는 게 아니라 체험과 경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참여)를 하는 게 중요했다”며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니즈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에선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며 “‘나 이런 거 좋아했네’라며 취향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다는 후기를 봐서 기뻤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번 문구박람회를 통해 정체 상태에 놓였던 문구브랜드들에 새로운 활로와 고객접점을 만든 것을 성과로 꼽았다. 정 실장은 “전통 제조사와 신진 브랜드가 컬래버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에게 다가간 것이 좋은 접근이었습니다”며 “전통 기업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는데 컬래버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고 봅니다”고 강조했다.

문구박람회에서 성과를 확인한 만큼 제2회 인벤타리오 등 새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놨다. 정 실장은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29CM가 제안하면 어떤 카테고리든 새롭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습니다”며 “취향을 발견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시도와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