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앞 광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6/rcv.YNA.20250425.PYH202504251192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구(舊) 여권의 ‘앙숙’들이 의기투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한동훈·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토론을 자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지지율 독주 속에서 시선을 끌어 ‘윈윈’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준석·안철수 후보는 전날(25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인공지능(AI) 관련 미래를 여는 단비토크’를 열고 2시간가량 관련한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두 후보는 율사, 행정가가 대부분인 정치계에서 드문 ‘이공계’다. 안 후보는 ‘안랩’을 창립했고, 이 후보는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수도권 중도 성향의 청년 지지층이 많은 각각 경기 성남분당갑과 경기 화성시을에서 당선됐다는 점도 있다.
두 후보는 정치적으로는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서 맞붙은 데 이어 서로 다른 정당에 적을 둬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안 후보가 20대 대선에서 단일화를 이뤄내면서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당 대표로 국민의힘에 몸담았으나, 이 후보의 탈당과 개혁신당 창당으로 다시 엇갈렸다.
이날 만큼은 두 후보가 서로를 얼싸안고 추켜세우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후보를 자신의 지역구로 초청한 안 후보는 “정말 제가 존경하는, 이공계에 특화된 정치인 이준석 의원을 환영한다”고 말했고, 이 후보는 “저랑 안철수 의원님이랑 이렇게 생각이 비슷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같은 날 한·홍 후보도 국민의힘 2차 경선 맞수토론으로 만났다. 원하는 토론 상대를 지목하는 국민의힘 2차 경선에서 1대1 맞수 토론에서 서로를 고른 두 후보는 주도권을 주고받으며 내리 토론을 이어나갔다.
두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한 데다 당 대표를 지냈고, 특유의 화법으로 팬덤을 형성했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대척점에 섰던 만큼 두 후보의 ‘빅 매치’에 눈길이 쏠렸다.
![25일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6/news-p.v1.20250426.7e91dd5a4f674d9fb1b43422d2d4174f_P1.png)
이처럼 경쟁 관계의 후보들이 ‘적과의 동침’을 택한 배경에는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범보수 진영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구여권 주자들을 압도하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38%, 한 후보 8%, 홍 후보 7%, 한 권한대행·김문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 6%, 이 후보·안 후보는 각각 2%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6.5%,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4명의 합산 선호도는 23%, 보수 진영 차출론의 중심에 선 한 대행을 포함해도 29%로 이재명 후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홍 후보는 사흘 뒤 경선 결선을 잎두고 있다.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 주자로 양분된 4강 구도에서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한·홍 후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결국 적수는 서로뿐이라는 것 아니겠냐. 이심전심”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반이재명 빅 텐트’ 중심에 서기 위한 후보들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안 후보는 AI토크 후 기자들과 만나 “반드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모든 사람과 힘을 모으는 데 동참할 생각”이라며 이준석 후보와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반명 빅 텐트는 말 그대로 정치공학이 될 수밖에 없다”며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홍 후보는 맞수토론에서 내주 출마설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한 권한대행뿐만 아니라 이준석 후보와 비명(이재명)계까지도 전부 빅 텐트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한 권한대행까지 포함된 여론조사에서 제가 보수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이 나왔다”며 “저는 이 경선을 통해서 국민의힘 후보가 보수 전체를 대표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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