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내년도 예산안이 29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총지출은 역대 최대인 728조원으로 올해(추가경정예산 제외) 대비 8.1% 증가했다. 총수입은 3.5% 늘어난 674조2000억원으로 재정건전성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적자다. 국가채무는 3.5%포인트가 늘어나 역대 최고인 51.6%다. 기획재정부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로 성장과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지출 증가율을 대폭 상향했다”고 했다.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확대를 무릅쓰고, 경제성장과 민생회복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 기조 전환을 전면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재명 정부 임기 내 기업 실적과 민생 지표 개선의 성과가 없다면 더 불어난 나라빚만 대물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예산안 첫머리에 내세운 것은 ‘초혁신경제’다.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AI)과 신산업·연구개발(R&D) 혁신에 가장 집중했다.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피지컬 AI’(현실 물리 세계에서 구현되는 AI)를 중심으로 AI 3강 도약을 위한 예산이 10조1000억으로 올해(3조30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R&D예산은 19.3%가 늘어난 35조3000억원이고, 국민성장펀드 조성 및 신산업 혁신창업 지원 등에 9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통상 대응과 수출 지원 4조3000억원, 에너지 전환·탄소중립 7조9000억원, 문화지원 5억7000억원 등을 포함하면 ‘초혁신경제’ 명목 예산은 총 72조원이다. 전체 예산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로 올해(51조원)보다 무려 41%가 증가했다.
이번 예산안은 총지출 증가율이 매년 7~9%대였던 과거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로의 복귀다. 윤 정부에선 2023년 5.1%, 2024년 2.8%, 2025년 2.5%이었다. 다만, 문 정부 때의 확장재정은 ‘초과세수’에 기반한 ‘복지형’ ‘재난(코로나)대응형’이었다면, 현 정부의 첫 예산안은 세수부족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저성장을 타개할 전략으로 수립됐다는 점이 다르다.
결국, AI와 R&D·신산업 투자 성과에 이재명 정부와 국가재정의 성패 거의 전부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초혁신경제’ 예산 외에 지방균형, 저출생·고령화, 사회안전, 민생, 산재예방 등을 위한 예산으로 22%가 증가한 175조원, 재난 대비와 국방·통일 관련 예산으로는 18%가 늘어난 30조원 등을 편성했는데, 이 분야 예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혁신 성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산 투입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맞춤형 지원과 규제 혁신의 정책·입법이 동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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