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전통, 활과 농산물이 어우러진 가을 향연
전국 관광객 맞이하는 체험·공연·먹거리의 축제 도시로 변신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가을빛이 완연한 9월과 10월, 예천은 들녘의 황금물결만큼이나 다채로운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
도청 신도시의 거리를 물들이는 영화제의 조명, 낙동강 변 삼강주막에 울려 퍼지는 버스킹의 선율, 활시위를 당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예천의 가을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무대가 된다.
스마트폰으로 여는 세계의 창
오는 27일, 메가박스 경북도청점. 스크린이 밝아지자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함께 만든 영화 알마티가 첫 빛을 내뿜는다.
객석에는 영화 팬과 시민, 그리고 해외 손님들이 함께 호흡한다. 개막식 레드카펫에선 배우 최대철과 방송인 박명수가 무대를 달구고, ‘걷고 싶은 거리’에서는 젊은 영화인들의 토크와 공연이 관객을 불러 모은다.
“영화제가 이렇게 국제적인 규모로 자리 잡을 줄 몰랐어요.” 현장을 찾은 한 대학생 관객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묻어난다.
삼강주막에 깃든 전통과 흥취
추석 연휴, 10월 4일부터 삼강 문화단지에선 또 다른 장이 펼쳐진다. 보부상 차림의 진행자가 아이들과 관광객에게 스탬프를 찍어주며 웃음을 선사하고, 버스킹 무대에선 기타 선율이 강바람에 흩어진다.
삼강주막에서는 따끈한 국밥과 지역 먹거리를 즐기며 낙동강의 가을 풍경을 음미할 수 있다. 한 가족은 “예천에 오니 옛 정취도 느끼고, 아이들과 즐길 거리도 많아 좋다”며 손에 꼭 쥔 축제 안내 책자를 자랑하듯 펼쳐 보였다.
활과 농산물, 예천의 힘을 보여주다
10월의 끝자락, 예천을 대표하는 활축제가 막을 올린다. 활 전시관에서는 전통 활의 정교한 곡선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고, 체험장에선 아이들이 활시위를 당기며 함성을 터뜨린다. “쏘는 순간 짜릿해요!”라며 활을 쏜 초등학생의 환호에 부모들의 웃음이 겹친다.
바로 옆 농산물축제장에서는 사과월드컵이 한창이다.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줄지어 놓이고, 농가 대표들은 저마다 자부심 가득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는다. 쪽파 요리 경연대회가 열리는 부스에선 향긋한 풍미가 바람에 묻어나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축제는 관광객을 위한 환대
올해는 현장을 찾은 관람객을 위한 특별 이벤트도 눈에 띈다. 인증샷을 올리면 경품이 쏟아지고, 출석 인증만으로도 관광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작은 선물이지만, 그것은 예천이 손님을 맞이하는 따뜻한 방식이다.
김학동 군수는 “예천의 가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영화와 역사, 전통과 체험이 공존하는 시간”이라며, “축제를 통해 예천을 다시 찾고 머무는 관광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예천의 가을은 그저 눈으로만 보는 계절이 아니다. 스크린 불빛에 물들고, 강바람에 스며들고, 활 시위 소리에 울려 퍼지며 직접 체험하는 가을이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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