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달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속된 가운데 삼성 지배 구조의 핵심에 놓인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대한 거센 차익 실현에 나선 외국인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삼성 지배 구조 이슈에 따른 이동 가능성을 제기한다.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기 시작한 8월 초 이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율은 51.25%에서 51.01%로 하락한 반면 지배 구조의 핵심기업으로 떠오르는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지분율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율은 7.85%에서 7.95%로 0.1%포인트 증가했고 삼성생명 역시 15.26%에서 15.32%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지분을 늘리기로 한 지난 18일 이후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한층 강화됐다.
삼성물산은 지난 19일에만 외국인이 11만7517주을 매입해 지분율이 0.07%포인트 상승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가장 큰 매입량이다.
삼성생명 역시 지난 4월 이래 가장 큰 매입량인 8만9229주가 몰리며 지분율이 0.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7월만 해도 외국인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에 대한 동반 매수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서는 삼성물산만을 매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두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 상관계수는 0.88에 이르렀으나 이달 들어 상관계수가 ‘-0.55’를 기록하며 지분율 보유 양상이 반대로 이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을 매입하려는 외국인의 움직임이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삼성생명 ‘종목’만을 거래하는 외국인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에 대한 프로그램 비차익거래(주로 패시브 자금 성향)에서는 8월 초 이후 순매도가 지속돼 누적 순매도 물량만 13만4334주를 기록했지만 전체 삼성생명의 외국인 지분율이 꺾이지 않고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2분기 실적 부진으로 몇몇 증권사에서 목표주가까지 낮춘 상황에서 외국인이 지분을 늘린 것도 그만큼 지배 구조 이슈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실적 부진임에도 지배 구조 연관성이 떨어지는 삼성중공업(15.65%→14.46%)이나 삼성화재(48.94%→48.18%)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들어 하락 추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에 쏠린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삼성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분산되는 경우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가 당분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가총액 규모를 고려할 때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는 데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크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다른 기업으로 분산되는 효과는 향후 코스피 상승 탄력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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