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접어든 홍천 산골은 이제 완연한 겨울모드다. 귀농 후 16번째 맞은 강원도의 겨울, 그 사이 자칭 ‘자연인 농부’인 필자는 나이 60세를 훌쩍 넘겨 ‘인생의 겨울’에 들어섰다. 다소 불편하고 부족한 점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시골을 떠날 생각은 없다. 도시와는 달리 늘 자연과 함께 하며 건강하게 사는 즐거움이 있기에.
#내 시간을 내가 쓴다
인간이 만든 도시의 시간과 원래부터 있던 자연의 시간은 전혀 다르다. 도시의 시간은 늘 숨 가쁘다. 직장인은 조직의 시간에 매몰된 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반면, 전원의 시간은 오롯이 내 것이 된다. 도시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하지만, 자연의 시계에 맞춰 사계절을 매순간 느끼고 천천히 음미한다. 도시에서처럼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필자는 매일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 국민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면도는 외출할 때만, 이발은 몇 달에 한 번이면 족하다. 얽매이지 않은 시골생활의 즐거움은 한마디로 자유로움이다.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꿀잠을 잔다
잠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사람의 몸은 하루 8시간 수면을 통해 휴식과 회복이 이뤄진다. 그런데 잠을 자되 꿀잠을 자야 머리가 맑고 몸도 가뿐해진다. 조용한 주변 환경과 청정한 공기는 필수. 필자 집은 봄·여름·가을에는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산소)를 실내로 끌어들인다. 이때 실내온도는 낮게 유지한다. 산소를 받아들이는 폐의 폐포는 피부의 모공과는 반대로 찬 공기일 때 열린다. 겨울에도 실내온도는 15도로 설정한다. 물론 몸은 내복에 덧옷을 껴입고 두꺼운 이불이나 침낭을 사용해 보온한다. 건강도 챙기고 에너지도 절감하니 일석이조다.
#깨끗한 물과 건강 먹거리를 먹는다
음식이 곧 약이라고 했다. 필자의 농장 곳곳에는 토종민들레 도라지 오가피 돌미나리 달래 냉이 (왕)고들빼기 쑥 등 자생하는 건강 먹거리가 널려 있다. 고추 마늘 무 배추 수박 오이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 직접 재배하는 먹거리 또한 ‘자연 그대로’를 지향한다. 자연의 맛, 자생력의 맛이기에 그만큼 약성이 뛰어나다. 소박하지만 건강한 밥상은 시골생활의 참맛 중 하나다. 곁들이는 송순 달맞이꽃뿌리 등의 담금주는 술 아닌 약주다. 섭생치유에서 깨끗하고 맛 좋은 물은 기본. 필자 집의 땅 밑 100m에서 올라오는 지하수는 곧 약수나 진배없다.
#자연과 함께 신나게 논다
자연에 둘러싸인 시골에선 언제든지 주변의 산과 계곡, 강, 바닷가를 찾아가 즐겁게 놀 수 있다. 필자는 가능한 자주 홀로 때론 지인과 함께 산에 올라 그 정기를 충전한다. 기암과 계곡, 울창한 숲과 뭇 생명을 만날 때마다 삶의 위안과 활력, 나아가 경건한 교훈을 얻기도 한다. 필자가족은 산자락 농장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즐겨 행하는 건강관리법이 있다. 맨발로 맨땅걷기가 바로 그것. 총 길이 70m가 넘는 밭길 겸 접지로도 있으니 서울 강남의 아파트가 부럽지 않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건강은 자연의 선물이다. 우리 안에 있는 자연적인 힘이야말로 모든 질병을 고치는 진정한 치료제다”라고 말했다. 시골에서 건강하게 사는 즐거움은 결국 자연으로부터 나온다.
박인호 전원 칼럼니스트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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