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일찌감치 ‘홍대’를 예찬했다. 지난해 발매한 앨범엔 ‘홍대(Hongdae)’라는 제목의 곡이 수록됐다. “번잡한 거리보다는 소담길, 연남동, 상수동 쪽의 걷고 싶은 거리를 선호한다”고 한다. 벨기에 출신 뮤지션 시오엔에게 ‘홍대’는 “집과 같은 의미”이고, “영감을 안겨다주는 장소”다.

시오엔이 최근 홍대의 실력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한 컬래버레이션 음반 ‘옴니버스’를 발매했다. 오는 9월 3일엔 한국팬들과 만나는 내한공연도 앞두고 있다. 한국을 사랑하는 뮤지션 시오엔을 이메일로 만났다.

지난 16일 발매한 ‘옴니버스’엔 익숙한 국내 뮤지션(김사월X김해원, 선우정아, 성기완, 헤오(HEO), 줄리안&이현(About Julian & Ehyun))들이 이름이 줄줄이 올라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교감을 나눈 이들의 협업이 새로운 음악으로 정의돼 국내에도 소개됐다.

시오엔은 이번 작업에 대해 “편견의 벽이 없도록 인식을 넓혀가는 과정이었다”며 “ 서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뮤지션들과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을 통해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차곡차곡 쌓여온 영감들을 ‘현실화’한 작업이었다.

시오엔에겐 “음악적 남매” 같은 존재라는 선우정아와는 ‘인 아워 리틀 라이프’(In Our Little Life)를 통해 교감을 나눴다.

“선우정아씨는 재능있고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은 뮤지션이에요. 게다가 유머러스하고요. 뭐든지 척하면 척이라 작곡에 관한 한 속도나 분량 면에 있어 세계 신기록도 깰 정도였어요.(웃음) 모든 게 손쉽게 진행된 작업이었고, 흥미로 가득찬 순간들이었죠.”

선우정아를 비롯해 김사월, 김해원과는 ‘파파파’라는 곡을 통해 서로의 감성을 살렸다. 홍대에 있는 이들의 작업실에서 이틀간 머물며 작곡부터 녹음까지 한 번에 진행했다. “근사한 영화장면이 연상되는 노래같지 않나요?” 몽환적인 김사월의 목소리에 김해원 시오엔의 서로 다른 음색이 더해지니 잘 다듬어진 한 편의 노래가 태어났다.

성기완은 아프리카 음악에 대한 관심사를 오랜 시간 공유해온 뮤지션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작업한 날(2016년 3월 22일)은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시오엔은 “기완씨가 벨기에 사람들을 위안할 노래를 만들자고 제안”해 서아프리카풀 폴리 리듬이 들어간 ‘스트레인지 데이즈’(Strange Days)를 작업하게 됐다고 했다. “기완씨의 마음씀씀이가 정말 고마웠어요. 그의 지성미와 인간애를 존경해요.”

헤오와는 낭만적인 분위기의 ‘스윔’(swim)을, ‘비정상회담’(JTBC)으로 얼굴을 알린 줄리안과는 ‘파라오’(Pharaoh) 리믹스 버전을 선보였다.

시오엔의 국적을 넘나들고, 장르를 아우르는 협업은 그가 자라온 음악환경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시오엔은 열여섯에 밴드 보컬리스트로 대중음악을 처음 시작했지만, 음대에서 고전음악을 가르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시절 11년간 플룻을 배웠다. 시오엔의 음악은 환경의 영향 덕에 클래식부터 월드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는 데에 능숙하고,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수용하는 데에도 유연하다.

그는 “장르와 스타일은 상관없이 그저 살아있고 생동간 넘치는 라이브 음악을 사랑한다”며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이종 장르의 음악적 뿌리를 혼합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음악을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이 그의 음악관이다.

국내에서 발매한 컬래버레이션 음반 역시 그의 음악적 체험들이 뿌리가 돼 진행된 작업의 연장이었다. “실험적인 편곡과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버무린”그의 새 음반은 이번 공연을 통해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앨범을 함께 작업한 뮤지션들이 총출동해 수록곡 뿐 아니라 각자의 레퍼토리까지 들려줄 예정이다.

다시 찾는 “제2의 고향 한국”에서의 공연을 시오엔도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다. “제가 한국의 슈퍼 아이돌스타만큼 인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제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고 공연을 찾아주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어요. (웃음)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흥미를 가지고 한국을 찾고 있어요. 한국의 팬들과 저의 음악을 통해 교감을 나누고 싶어요. 9월초엔 한국의 폭염이 수그러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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