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식(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일률적 적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기업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여당이 법제화를 일사천리로 강행하고 있다. 반면 재계가 촉구하는 배임죄 폐지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1차)와 집중투표제 및 감사위원 분리선임(2차)에 이은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으로,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일반주주들의 주식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코스피 5000 안착과 더 높은 단계를 바라보는 여당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을 처리해 5일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사주는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맞설 방어 수단이기도 해서 무조건적 매각은 기업 경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총 36조원(코스피 33조3907억원, 코스닥 3조1882억원)의 가치에 달하는 ‘비자발적 자사주’의 강제 소각이다. 비자발적 자사주는 주가부양용 자사주와 달리 지배구조 개편이나 M&A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보유하거나 떠안게 된 주식이다. 이같은 주식까지 무차별적으로 강제 소각할 경우 기업의 자본금이 감소할 우려가 있고 오히려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밸류업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향후 석유화학 등 산업 구조 개편이 활발하게 예상되는 상황에서 M&A로 취득한 자사주를 무조건 소각하도록 하면 사업 재편 속도가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더라도 합병 등에 따른 자사주는 예외로 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배임죄 폐지는 상법과 노란봉투법 등 일반주주와 노동 친화 입법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에 제시된 ‘당근’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투자 결정 잘못으로 감옥에 가는 것은 외국 기업인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말한 이후 당정이 ‘경제형벌 합리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입법 절차에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형법, 상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고, 민사를 통한 금전적 책임을 강화하는 대체 입법을 만드는 작업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거론한 지 5개월이 됐고 제도로 정착된 해외 사례도 많은데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자사주 소각 유연화와 배임죄 폐지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 기업의 대응과 무관치 않다. M&A, 신사업 진출 등 과감한 투자 결정에 경직적 자사주 소각과 배임죄 적용은 행동 반경을 제약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지수 중심 성장’ 보다 ‘기업 중심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요즘 투자할 게 없는데”…서학개미는 ○○○을 샀다[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6/news-p.v1.20260916.b095bf3b2f0b4a83a9af0d90e8fb0cbe_T1.png?type=h&h=240)

![아버지의 교육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5/news-p.v1.20260915.f95fd6979c5f4159aff93bd9b2abc5ce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