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OI여론조사 ‘임명 반대’ 52.1%
임명 강행 놓고 범여권 고민 깊어져
눈물·막말 점철 청문회 ‘네 탓 공방’
이재명 정부 2기 개각 관련 ‘청문회 정국’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심층적인 검증 대신 여야 간 막말과 고성, 후보자의 눈물로 얼룩졌다.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최종 판단만 남은 가운데 16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과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권의 고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 반대는 52.1%로 집계됐다. 찬성(25.1%)과 비교해 27%포인트(p) 높은 수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2.8%로 조사됐다.(무선 자동응답 방식,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5.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52.2%가 김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84.1%가 임명에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당층의 경우 찬성 9.5%, 반대 54.2%로 반대 의견이 크게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9%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5.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같은 기관 조사 기준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정 평가는 59.4%로 직전 조사보다 5.5%포인트 상승했다.
KSOI 측은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절반을 넘어 (이 대통령의) 최종 임명 여부가 국정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로 하락한 상황에서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한 중도층의 높은 반대 여론은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번 청문회 결과를 놓고 ‘네 탓 공방’에 나서는 형국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소명을 듣고 정책과 역량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닌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정쟁의 무대가 돼버렸다”면서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를 정쟁 무대로 만들지 마시길 바란다”며 유감을 표했다.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청문회는 출발부터 ‘김승원 지키기’를 위한 방탄이자 국민 기만이었고,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의원들 향해 악마, 흉기, 독사와 같은 막말을 토해냈다”면서 “만에 하나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재판보다 더 무서운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전날 열린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배우자가 근무하는 발달장애인 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악어의 눈물”이라고 꼬집었다.
‘악마’, ‘갱년기’ 등의 막말도 이어졌다. 여야 발언 시간 제한 등에 대한 야당 측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에게 “악마”라고 소리쳤고, 주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뭐라 그랬어. 가족들이 (보조금을) 빼먹는 게 악마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의원은 “악마라고 했다. 악마”라고 재차 맞받았다.
이어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을 향해 “(악마 발언을) 사과시켜야지, 이게 정상이냐”고 따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흉측한 얼굴 치우라”고 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김 의원은 오후 질의에 들어가면서 “(김 후보자가) 오전에 눈물바다가 됐는데 갱년기신가”라며 공격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 측 보좌진이 주변을 서성이면서 주 의원이 작성한 메모를 몰래 촬영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보좌진이 주 의원의 서류를 실제로 촬영해 공유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같은 장면이 포착되자 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위원인 나를 사찰하다니 이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김 후보자 측은 이에 “해당 보좌진은 청문회 과정에서 미숙한 판단으로 사진을 촬영했고 잘못을 인지한 즉시 삭제했다”며 “김 후보자를 비롯한 누구도 사진 촬영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양대근·주소현·윤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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