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 이란 공습은 인공지능(AI)과 사이버전력에 기반한 새로운 현대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가 첨병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에 클로드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미 중부사령부(CENTCOM)을 포함해 전세계 여러 사령부에서 클로드를 사용하고 있음을 관계자들이 확인했다. 앤트로픽은 일반인과 개발자, 기업 등을 위한 다양한 클로드 모델을 선보이며 올들어만 수차례 뉴욕증시를 크게 흔든 기업이다.

미군은 클로드를 정보 수집과 분석·평가, 목표물 식별, 공격 시뮬레이션 수행 등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드가 수집·분석한 정보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동안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와, 이란 혁명수비대(RGC)에 대한 수만 건의 페르시아어 감청 문건, 이란 지도부의 통신·회합 방식, 주요 지도부 요인들의 동선 등이 포함됐다. 클로드는 이를 바탕으로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공습 시간과 장소, 방법까지 시나리오별로 제시했다고 한다.

클로드는 최근 ‘AI파괴론’의 주역으로 뉴욕증시를 크게 강타했다. 코딩 특화 기능을 내세운 개발자용 모델 ‘클로드 코드’와 기업용 AI도구인 ‘클로드 코워크’가 잇따라 출시·업데이트 되면서 지난 1, 2월 소프트웨어 및 금융·법률·회계·의료 서비스 업종 주가가 급락했다. 클로드가 관련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련 종목을 투매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엔 앤트로픽이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급락 종목들이 반등하기도 했다.

클로드는 AI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논쟁도 일으켰다. 앤트로픽이 자사 기술을 대규모 감시나 완전 자율형 살상 무기 개발에 사용해선 안된다고 하자 미 국방부가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개월의 단계적 시한을 두고 미 행정부에서의 앤트로픽 퇴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오픈AI와 구글 직원들이 앤트로픽에 연대하는 서명에 나섰고 소비자 시장에서도 클로드 인지도와 사용이 크게 늘었다. 앤트로픽 대신 미 국방부와 계약한 오픈AI에는 비난이 쏟아졌고, 챗GPT 앱다운로드와 사용률은 줄었다.

클로드는 대화형AI 뿐 아니라 프로그램 개발 및 금융·법률·회계·의료 등 서비스 도구를 포괄한다. 인력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첨단기술을 대체하는 초첨단기술’ 서비스를 지향하는 셈이다. 여기에 미-이란 전은 AI가 전쟁을 결판짓는 ‘현대전의 사이버 핵무기’가 될 수 있음도 증명했다. AI기술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우리가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