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태양광 설비용량을 현재의 3배 수준인 87GW(기가와트)까지 확대하고, 발전단가는 2035년까지 현재의 절반 수준인 ㎾h(킬로와트시)당 80원으로 낮추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란 이름으로 혼용해왔던 수소,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법적으로 분리해 내놓은 계획이다. 정부가 처음으로 재생에너지의 구체적 공급량과 원가 목표를 계량화하고 시장 체질 개선을 선언한 점은 고무적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관한 안정적 에너지라는 점에서 안보자산적 의미도 커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총 12GW 규모의 태양광 단지 10곳을 구축한다. 한국 표준형 원전 ‘OPR1000’이 1GW급이다. 원전 12개 구축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37.1GW였던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을 2030년까지 100GW로 확대(세계 10위권)하고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인다. 이를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대형 태양광 용지를 발굴하는데 평택항·평택호, 충청권 폐석탄발전소 용지, 경기 북부와 강원도 접경지역 등이 유력한 후보지다. 신축 공장 등에 태양광 설비 설치 의무화,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200만가구 보급 등의 내용도 담았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단가를 현재 ㎾h당 150원에서 2030년 100원, 2035년 80원까지 낮추기로 했다. 정부가 상한 가격을 정한 뒤 경쟁입찰을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도전적 목표를 달성할 실행력이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가운데 상당수인 87GW를 태양광이 채워야 한다. 1GW급 전력을 만드는 데에 축구장 2000개 면적의 태양광 발전 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향후 4년간 축구장 약 2만4000개 규모의 부지가 새로 필요한 셈이다. 매일 축구장 17개 넓이의 태양광 설비를 깔아야 하는데 이게 가능한지 의문이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주민 수용성, 생산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낼 송전망 확충, 관련 예산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태양광 발전단가를 절반으로 낮추는 것도 지난한 과제다. 값싼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수출 규제로 떠오른 국제 무역환경에서 재생에너지 확충은 가야 할 길이다. 중동전쟁은 운송·교역 리스크 없는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이제 당위성에 걸맞은 실행력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