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출범한 지 7월 1일로 30년이 되지만, 시장의 체력은 오히려 약해진 모습이다. 1000포인트에서 시작한 지수는 최근 850선까지 밀리며 사실상 출발선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올해 코스피가 95% 넘게 급등하는 동안 코스닥은 되레 10% 하락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코스닥도 올해 들어 한때는 반짝 상승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의 부양 기대감과 일부 성장주의 급등에 힘입어 1000선을 회복하기도 했고, 장중 기준으로는 1200선을 넘어서며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면서 자금이 다시 이탈했고, 지수는 결국 800선으로 되밀리며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단기적인 반등에도 불구하고 단단하게 뻗어나가질 못한 셈이다.
과거에도 이런 모습은 반복돼 왔다.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코스닥은 2830선을 넘어서며 정점을 찍었지만 반년 만에 1000대로 떨어졌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200선 초반까지 밀리며 장기 침체를 겪었다. 2018년 바이오 랠리로 900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급락했고, 2021년에는 1000선을 다시 넘었으나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이 30년간 지수가 23배(2200%) 급등한 것과 대비된다.
코스닥의 반복된 퇴행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업종 쏠림이 크다 보니 업황이 조금만 흔들려도 지수 전체가 요동치게 된다. 특히 부실기업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전체의 약 4분의 1 수준(약 20%대 후반)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기업들이 제때 정리되지 못하면서 시장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시장을 떠나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셀트리온 등 대표 성장기업들이 이미 코스피로 옮겨갔고, 일부 대형 기술주도 같은 흐름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이 시장 안에서 함께 커지기보다 일정 규모를 넘으면 상위 시장으로 이동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결국 성장할수록 코스닥의 체력이 빠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동전주’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촉진하는 한편, 코스닥 내 시장을 나누고 승강제를 도입하는 이른바 ‘코스닥 대개조’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실제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실패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고 혁신기업이 제대로 자리 잡는 시장으로 바뀔 수 있을지가 코스닥 30년이 남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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