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에도 반도체·내수가 경기부양
남은 분기 ‘-0.1%’ 넘으면 연 3% 성장
한은 금리인상 속도↑…연속인상에 힘
7월 소비자물가 초점…근원물가 주시
한국 경제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깜짝 성장’하면서 연간 3%대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강한 성장세가 확인된 만큼 다음달 초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도 높은 수준을 이어간다면 8월 기준금리 연속 인상 전망에도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5월 전망치(0.2%)의 세 배를 웃돈 0.6%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강한 호조세를 이어간 가운데 내수도 이를 뒷받침한 결과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2국장은 “GDP 성장률이 1분기보다 줄긴 했지만 보통 직전 분기 성장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다음 분기에서 크게 낮아진다”며 “1분기 1.8%의 높은 성장세에도 0.6%라는 성장률을 이어간 것은 성장세가 강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질 GDI(국내총소득)는 올해 1·2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2%, 15.6%로 높은 증가율 나타냈고, 상반기 기준으로는 14.4%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율”이라며 “2분기에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원유 중심 수입품 가격 큰 폭 상승했음에도 나타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국장은 “실질 GDP와 실질 GDI 결과 보면 수출 중심 성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내수와 순수출이 고루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전기 대비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전체 0.6% 성장률에서 내수와 순수출이 각각 0.3%포인트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내수와 순수출은 각각 2.2%포인트, 1.6%포인트씩 기여했다. 민간소비 개선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정책과 삼성전자의 상품권 환급행사, 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연이은 깜짝 실적에 연간 성장률 상방압력도 더 커졌다. 한은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2024년 11월 1.8%로 처음 제시했던 전망치는 지난해 5월 1.6%로 0.2%포인트 하향조정됐다가 그해 11월 1.8%로 재차 상향됐다. 올해 들어서는 2월 2%, 5월 2.6% 등 연이어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다음달 27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은이 연간 성장률을 3%대로 높여 잡을 가능성도 커졌다. 이동원 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을 토대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하반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0.1%까지만 나오면 연간 3% 성장률이 나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2021년 4.7% 이후 5년 만에 3% 이상의 성장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중동전쟁 종전 합의 이행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있고 작년 성장을 보면 ‘상고하저(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음)’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하반기에 그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판단으로 2.6% 성장률은 너무 낮다”며 “8월 통화정책결정회의 때는 상당폭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성장률을 3%로 제시했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에 한은의 긴축적 통화정책도 보다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이어 높일 가능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추가 인상을 공식화했다. 이에 더해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직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는 없던 ‘속도’를 추가했다.
앞으로 관건은 다음달 초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다. 이란 전쟁 이후 상승률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속 금리 인상에 더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이란전쟁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2%였던 소비자물가는 3월 2.2%, 4월 2.6%, 5월 3.1%, 6월 3.2% 등 물가안정 목표치(2%)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7월에는 6월보다 상승폭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한은은 소비자물가보다 근원물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근원물가란 에너지나 식료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수다. 단기적인 충격을 배제해 물가의 장기적이고 기초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근원물가 지표로 쓰이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은 3·4월 2.2%에서 5·6월 2.5%로 오른 상태다.
신현송 총재는 16일 간담회에서 “물가성장률은 목표 수준보다 상당 기간 높게 유지될 것 같다”며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물가성장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느냐는 앞으로 입수될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벼리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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