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개편 외 직무 재설계·근로시간 등
사측 성실 협의 의무화…勞에 힘실릴 듯
더불어민주당이 65세 법정 정년연장과 연계해 근로자대표의 실질 권한을 강화하는 개편안을 추진한다. 정년이 늘어나는 구간에서 임금체계 개편 등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사용자와 근로자대표의 협의를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2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정년연장을 위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개정안에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신설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주에게 정년연장에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 절차적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또한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와 협의로 시행해야 할 정년연장에 필요한 조치도 구체화한다. 기존 고령자고용법에는 ‘임금체계 개편 등’만 명시돼 있지만 개정안에는 직무·직위 재설계, 근로시간 조정 등이 추가된다. “정부 지원을 의무화하자”는 노동계의 주장과 “임금 조정을 전제로 협의하자”는 경영계의 주장을 절충해 이번 안을 특위가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근로자대표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그 노동조합의 대표자, 과반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가리킨다. 이번 개편안이 최종 확정되면 정년연장 추진 과정에서 근로자 측의 협상력을 키울 보완책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특위는 고령자고용법에 근로자 과반의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임금체계 개편, 직무 또는 직위 재설계, 근로시간 조정 등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신설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는 현재 60세인 정년을 ▷2029~2030년 61세 ▷2031~2032년 62세 ▷2033~2034년 63세 ▷2035~2036년 64세 ▷2037~2038년 65세로 격년마다 1세씩 상향하는 안을 잠정 결론짓고 입법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노동계와 재계의 입장은 다 확인했기 때문에 (최종)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계에서는 예상보다 가파른 정년연장 로드맵이 확정될 경우 기존 재고용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재고용은 정년퇴직자에게 계약직 등 새로운 고용계약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현재 63세인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이 2033년 65세로 상향되는 가운데 정년연장 도입 지체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사용자 측도 고령자 고용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제도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확보하고 청년 고용 위축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드맵의) 속도 조절을 기대했던 것인데, 재고용을 먼저 도입하는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위는 정년연장 또는 재고용 시 근로조건 조정이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할 계획이다.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 예외 사유’에 직무·직위의 내용, 근로 시간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근로조건을 조정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식이다. 다만 재고용 시 근로조건 조정을 비정규직 차별 예외로 규정해달라는 경영계의 주장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소현·권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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