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불법 투약해 5억원 번 의사들
청담동 의사 2명 등 14명 검거
범죄수익은 기소 전 추징보전 신청
밀실에서 수면 마취 후 성범죄까지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내원자들에게 수면 목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하고, 마취된 환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 2명이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수면 목적용 마약류를 불법으로 투약해 주며 약 5억원의 범죄수익을 남겼다.
40대 의사 A씨는 프로포폴 장사에 그치지 않고 수면 마취 환자를 불법 촬영한 혐의까지 받는다. 동업관계였던 50대 의사 B씨는 현재 불구속된 상태로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선봉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1계장은 24일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에서 열린 검거 브리핑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수면 목적의 내원자에게 불법 투약하고 수면 마취된 환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 2명 등 14명의 마약사범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특히 성범죄까지 저지른 의사 A씨는 지난 9일 구속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의사 2명과 행정실장을 송치한 데 이어 이날 투약자 등 11명까지 모두 송치했다.
경찰이 검거한 의사 2명은 의료인 윤리를 뒤전으로 밀어두고 마약류를 철저히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 이들 2명이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4억5700만원에 달한다. 경찰은 이들의 불법 수익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했다.
의료용 마약류 투약에 더해 성범죄까지 저지른 의사 A씨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2년간 자신의 병원에서 프로포폴 장사를 벌였다. 수면 목적의 내원자 7명을 상대로 회당 35만원을 받고 총 71회에 걸쳐 프로포폴 등을 투약해 4000만원을 벌어들였다.
A씨는 여기에 더해 2021년 7월부터 수개월 간 수면 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의 신체를 27차례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A씨에게 준강제추행죄 및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이용촬영죄 등 추가 혐의를 적용했다.
그는 수면 마취의 취약점과 개별실 위주의 병원 구조를 악용해 성범죄까지 벌였다. 경찰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하기 위해 옷을 벗긴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불법 촬영 등 성범죄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수사를 통해 확보한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구속했다.
경찰은 의료 환경 내 범죄 사각지대를 차단하기 위해 ‘샤페론(보호자) 제도’를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관련 부처에 전달했다. 보호자 제도는 수면 마취 시 의료인의 단독 진료를 제한하고 간호사 등 제삼자가 반드시 동석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동업 의사 B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고 현재도 진료를 하고 있다. 그는 불법 프로포폴 장사에 집중했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1년간 8명에게 총 111회에 걸쳐 ▷프로포폴 ▷미다졸람 ▷레미마졸람 ▷케타민 등을 투약해 4억1700만원을 벌었다.
이들은 불법 투약을 위해 밤낮없이 영업했다. 투약자가 원하면 영업시간이 아닌 심야나 휴일에도 내원자들에게 불법 투약을 해줬다. 이들이 1회 투약 비용으로 받은 35만원은 약물 원가의 약 31.7배에 달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의사들이 투약자들에게 불법 투약의 길을 열어주며 투약자들은 심각한 중독에 시달렸다. 한 투약자는 하루 최대 1350만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약에 취해 병원에서 13시간을 머문 경우도 확인됐다. 또 중독이 심각했던 한 투약자는 11개월 동안 64회 내원해 2억5300만원을 내고 투약한 사례도 있었다.
의사 2명을 불법 투약 영업을 벌이는 동안 감시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진료 기록을 의도적으로 숨겼다. 불법 투약자에 대한 진료기록부는 아예 작성조차 하지 않았다. 또 마약류 취급 보고 의무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들은 감시는 피하면서 투약자의 수면을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수면 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염산염(덱스메데토미딘)’과 ‘에토미데이트’를 의료용 마약류와 섞어 투약했다.
수사팀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덱스메데토미딘이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된 사례를 처음 적발했다. 이 약물은 최근 마약류 지정 필요성이 제기된 동물용 마취제 메데토미딘과 사실상 같은 성분이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약물에 대한 마약류 지정 등 신속한 규제 검토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수면마취제 계열의 마약류가 의료 목적 외로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일반 마취제들마저 단속을 피하기 위한 범행 수단으로 오남용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 약물들에 대한 관계 당국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규제 검토가 절실하다”며 “경찰은 앞으로도 의료계 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마약류 불법 취급 행위와 이를 이용한 강력 범죄를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20ki@heraldcorp.com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